위안화-원화 약세 동조화 현상대형수출주에는 긍정적 전망"주가약세, 오히려 매수 기회"[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위안화 약세가 원화 약세(원ㆍ달러 환율 상승)로 이어지는 이른바 '원-위안화 동조화 현상' 지속에 국내 증시가 위협받고 있다. 환차손에 부담을 느낀 외국인이 이탈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원화 약세는 결국 대형수출주의 펀더멘탈에 긍정적이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전장대비 22.78포인트(1.19%) 내린 1894.84로 마감한 이후 하루만에 장초반 19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가 종가기준 19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8일(1878.68)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서울 외환시장에도 달러당 원화가치가 1209.8원으로 전장 대비 11.7원 하락했다. 이는 2010년 7월19일(1215.6원) 이후 5년반 만의 최저치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4177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달 2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 순매도 합계는 총 4조3789억원이나 된다. 코스피가 연초부터 중국발 리스크, 특히 환율에 발목잡혀 고전하고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환율 흐름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수출주 실적에 긍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 외국인 이탈에 따른 단기적 주가 약세를 오히려 매수 타이밍으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위안화 약세가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현상이 뚜렷해진 지난해 중반 이후 수출주의 상대적 강세가 진행중"이라며 "미국 금리인상을 전후로 나타나고 있는 최근의 환율 변화 흐름은 수출주 반전의 계기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분기별 영업이익과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놓고 보면 2014년까지는 내수주가 수출주에 앞섰지만 위안화 약세에 따른 원화 약세 기조가 강해지던 지난해부터는 수출주가 내수주를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해 수출주의 분기별 영업이익(4분기 전망치 포함)은 평균 12조원에 이른 반면, 내수주는 8조원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수출주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18조원까지 치솟았지만 내수주는 약 10조원에 그쳤다. 수출주 실적이 나아진 이유는 수출업황 회복 때문이 아닌 단순 '환율효과'에 기인한다. 만약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반떼 가격이 2만 달러라고 가정할 때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오르면 원화로 환산되는 매출액은 220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올라간다. 금융투자업계는 원ㆍ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연간 영업이익은 약 1.6%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 편입으로 연간 3~6%의 위안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친다. 이와 더불어 지난달 미국 금리인상 이후 원화 약세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출주의 환율효과는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수출주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상대적으로 높다. 주가수익비율(PER)의 경우 2014년 5월30일 기준 수출주(14.7)가 내수주(11.4) 대비 높았지만 지난해 3분기 말엔 수출주(9.8)가 내수주(15.0) 대비 크게 낮아졌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출주(0.88)가 내수주(1.39)보다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대형주 약세와 관련해서는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날에 이어 이날 장초반 대형주는 중ㆍ소형주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이 대형수출주 매수 전략을 적극 추천하는 이유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선호 섹터는 신(新)수출주(건강관리, 화장품ㆍ의류, 미디어ㆍ엔터 등)로 유지하지만 단기적으로 전통 수출주(건설, 조선, 철강, 운송 등)의 상대적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낙폭과대 대형 수출주에 대한 단기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위안화 약세 구간의 업종별 평균 성과를 보면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종이 초과 성과를 거뒀다"며 "4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이들 업종 중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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