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따라 움직이는 韓 증시, 계속되는 유가 하락에 민감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국제유가가 국내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외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는 최근 2년간 코스피와 동조화 현상을 보여 왔다.  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유가와 코스피의 상관계수는 0.5로 달러화(-0.12), 금리(-0.13) 등 다른 대외변수들보다 상관관계가 월등히 높았다. 한국 주식시장이 유가 하락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유가와 국내 증시는 반대로 움직였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입장에서 유가 상승은 고스란히 한국경제의 부담이 됐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신흥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이런 흐름은 반대로 바뀌었다. 유가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 가격의 하락은 자원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제를 위협하고 이들과 교역 비중이 높은 한국의 경제와 주식시장을 흔들게 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현재 배럴당 30달러대 중반인 국제유가는 이란이 원유시장 복귀를 앞두고 있어 추가하락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가가 1분기 국내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를 견인하는 대기업들의 실적은 수출 경제 영향을 많이 받는데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전반적인 수출 단가 하락과 더불어 대(對) OPEC(석유수출국기구), 러시아, 신흥국 수출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하락은 국내 증시의 수급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가 하락은 산유국의 재정악화로 이어지고 산유국들은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국부펀드의 자산을 회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부펀드는 특성상 자산 운용규모와 보유자산 유형, 투자전략 등을 비공개로 하고 있어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다. 실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진 지난해 9월부터 월간 기준 중동계 자금(사우디, 쿠웨이트 UAE 합산)의 코스피 시장 순매도가 눈에 띄게 강해졌다.  유가 하락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산유국들이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도 예의주시해야 할 부문이다. 안병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밴드를 1850~2150 정도를 예상하고 있지만 신흥국 리스크를 감안해 하단을 1700까지 잡은 것도 산유국 리스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센터장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산유국의 디폴트가 연쇄적으로 나타난다면 우리 증시도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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