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양극화]중산층이 사라진다…통계와 체감 괴리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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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중산층으로 생각하는 국민들 갈수록 늘어소비 양극화도 심화…아주 싸거나 비싼 것에만 지갑 열어유통업계도 투트랙 마케팅 전략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소비자가 체감하는 소비 양극화 정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국민 스스로 소비능력과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인식하는 경향도 깊어지는 추세다.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도 최저치를 기록했다.한국소비자원이 최근 발표한 '2015 한국의 소비자생활지표'에 따르면 소비양극화지수는 167로 1994년 관련 조사를 처음 시작한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양극화지수는 소비 상류층 대비 소비 하류층 비율을 수치화한 것으로 2007년 지수를 기준(100)으로 소비자원이 산출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소비생활의 양극화 정도가 심하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1994년 첫 조사 당시 12였던 지수는 등락을 반복하다 직전 조사인 2013년 조사에서 90을 기록했다.이번 조사에서 자신을 소비 중산층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65.2%로 역대 가장 낮았던 2013년(62.5%)에 비해 늘었다. 단 중산층을 다시 상ㆍ하로 나눴을 때 중산층 상에 속한다는 응답은 3.0% 포인트 감소한 반면 중산층 하에 속한다는 응답은 5.7% 포인트 늘었다. 상류층에 대한 하류층 비율로 산출한 소비양극화 지수는 올해 169로, 1994년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소비자원 관계자는 "전월세와 같은 주생활비와 교육비, 의료비와 같은 필수소비 부담이 증가했고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이 증가해 소비 수준에서 본인이 하류층이라는 인식이 증가하게 됐고, 그 결과 소비 양극화가 더 심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수치로는 소비 양극화 현상은 오히려 완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필수소비를 제외하고 남은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 2008년 4.98에서 지난해 4.45로 개선돼 있다. 통계와 체감의 괴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실제 유통업계에서는 불황 속에서 아예 싸거나 아예 고가 전략의 상반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상류층이 애호하는 상품들은 불황을 타지 않고 있다. 수입 의류와 골프용품 등의 백화점 매출은 10~20% 늘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중산층 이하는 먹고 입는데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상위 고객층들의 지출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에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명품 시계(럭셔리 워치)의 매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23개월 연속 매달 5% 이상 증가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트렌드에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럭셔리 식품족'들이 확산되며 프리미엄 식품관도 연일 호황을 누리고 있다.반면 대형마트는 2012년 의무휴업이 시행된 이후 3~4년 연속 역성장이 확실시되고 백화점 실적도 2년째 제자리에 머무를 전망이다. 대형마트 빅3 가운데 매출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롯데마트로 1월부터 11월말까지 누적 매출(기존점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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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감소율이 지난해 전체(전년대비ㆍ3.1%)보다 낮아졌지만 12월 한달 사이 획기적 매출 회복이 없는 한 2012년 이후 3년 연속 매출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고가 제품을 소비하는 이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반면 중산층은 가계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다"고 말했다.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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