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강신명 경찰청장은 23일 지난 14일 서울 도심 집회·시위에 참가했다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백남기 씨에 대해 "인간적으로는 제가 오늘 충분히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강 청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경찰의 시위진압 과정에서 백 씨가 중상을 입은 데 대해 '인간적으로라도'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에 이 같이 답했다. 다만 강 청장은 법률적 책임이 뒤따르는 차원의 사과는 거부했다. 강 청장은 "사실관계와 법률관계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사과를 한다는 것은 (어렵다)"라면서 "결과가 중한 것만 가지고 '무엇이 잘못됐다 잘됐다'라고 말하는 건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인간적인 사과와 법률적 사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강 청장은 "차벽을 이용해 질서유지선을 만들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진선미 새정치연합 의원의 지적에 대해 "집회 당시 차벽을 설치하기 전 두 군데 폴리스라인을 쳤으나 시위대가 발로 무너뜨리고 올라왔기에 폭행을 예방하기 위해 즉시강제의 조치로 차벽을 사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강 청장은 "차벽으로 시위대를 막아버리면 자유 침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의에는 "그런 유형의 차벽은 운용하지 않는다. 시위대가 이번에도 집회 신고 공간을 두 차례나 넘어서 집회가 금지된 공간으로 넘어 들어갔기에 차벽을 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여야는 광화문 집회를 두고 '폭력시위'와 '과잉진압'이라고 각각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우리가 민주화 운동을 할 때는 한 번도 도구를 이용한 적이 없다. 맨 몸으로 시위했다"면서 "시위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느 국가든 기초 질서가 무너지면 국가 존재 가치가 상실되는데 이번에 기초 질서가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반면 임수경 새정치연합 의원은 "시위대가 왜 시위하는 지에 대해서는 생각이나 해 봤냐"며 "차벽 활용에는 신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진선미 의원 역시 "차벽으로 꽁꽁 막으니 시민들이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차벽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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