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목소리 높이는 트럼프VS진땀 힐러리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파리 테러가 미국 대선 정국에도 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슬람과 외국인들에 대한 혐오감을 거침없이 쏟아내 왔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지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오바마 정부와 여론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파리 테러 이후 미국 민심은 트럼프와 공화당으로 급속히 기울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언해온 시리아 난민 수용 방침에 대한 반대가 53%나 됐다. 기독교 난민만 선별해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답변도 11%로 나왔다. 이를 감안한 듯 트럼프는 연일 무슬림에 대한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야후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슬림에 대한 경계 강화를 위해 영장 없는 수색, 무슬림에 대한 특별신분증 발급 방안도 거론했다. 트럼프는 미국 내 모스크를 잘 감시해야 하며 문제가 있는 곳은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보수층 공략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 WBUR 라디오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발표한 공화당원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23%를 기록, 13%를 얻은 신경외과 의사출신 벤 카슨을 여유 있게 앞섰다. 트럼프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인기 하락으로 고전했지만 최근 이를 만회한 것으로 풀이된다.반면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에 반기를 들 수도 없고, 민심을 외면하기도 부담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뉴욕 미국외교협회(CFR)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오바마 정부의 봉쇄 정책보다 한발 나아간 IS 격퇴 작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미 지상군 투입에는 여전히 반대입장을 고수했다. 시리아 난민 수용에 대해서도 이를 거부하거나 종교를 놓고 심사하는 것은 "미국답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속시원한 대책을 내놓기는 어렵게 된 상황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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