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에서 웹툰창업자로…월매출 10억

23일 상장 앞둔 미스터블루 조승진 대표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오는 23일 웹툰 업체로는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는 미스터블루의 조승진 대표(59)는 연세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이른바 '공돌이'다. 졸업과 동시에 1982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했다. 90년 삼성중공업에서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옮기면서 과장을 달았다. 명문대 졸업장에 삼성맨이라는 타이틀까지 탄탄대로인 삶이었다. 처음 '창업하겠다'고 말했을 때 가족들은 '왜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냐'며 펄쩍 뛰었다. 1993년 결심 끝에 11년의 직장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사직과 동시에 시스템통합(SI) 회사인 에이프로시스템을 창업했다. 한때 1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연 매출 200억원을 내는 회사였지만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2002년 파산했다. 수중에 빚만 60억원이 남았다. 첫 사업 실패로 인한 부채를 떠안고 시작한 사업이 바로 '만화'였다. 사업 실패 후 '만화'를 들춰 보는데 그 순간만큼 만화가 주는 웃음에 위로를 받았다. '대한민국 국민 5000만명에게 밝은 웃음을 전하겠다'는 미스터블루 철학은 이때 만들어졌다. 스스로 '만화에 탐독했지만 만화 덕후는 아니었다'고 말한 그를 만화세계로 이끈 건 후배였던 당시 세주문화사 대표였다. 세주문화사는 허영만 작가의 '미스터Q', 이현세 작가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출판한 메이저 만화 출판사다. 조 대표는 "만화로만 이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거기에 인터넷을 접목하자고 아이디어를 냈다"고 했다. 웹툰의 시작이었다. 2002년 만화사 코믹앤조이를 차렸다. 2003년 1월, 온라인 만화 플랫폼인 '미스터블루'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미스터는 항상 꿈이 있는 남자. 블루는 희망·청춘·젊음을 상징한다. 만화로 재도약하려는 조 대표의 의지를 담았다. 라이코스가 '아직도 만화 돈내고 보십니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무료만화 서비스로 독자들을 유혹할 때 조 대표는 과감하게 '웹툰 유료 결제 서비스'를 밀어붙였다. 한 달 유료회원 매출은 1억원인데 원고료는 꼬박 1억5000만원이 나갔다. '천국의 신화'의 이현세, 국내 순정만화 대모인 황미나 등 당시 계약한 작가 수가 60명이 넘었다. 원고료뿐 아니라 저작권료까지 매달 2억원이 적자였다. "당시 온라인 만화가 대중화되기 전이라 스캔해서 만화를 올리는 수준이었다. 현재 웹툰처럼 신간 창작을 미스터블루 사이트에 올리자 '새로운 시도'라며 MBC·KBS SBS 뉴스에 소개됐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적자였다." 조 대표의 말이다. 스마트폰시장이 시작되면서 미스터블루에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굳이 만화방에 가지 않아도 PC 앞에 앉아있지 않아도 만화를 보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현재 미스터블루 매출 비중도 모바일과 PC 비중이 6대4 정도다.만화 출판사가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동안 14년째 한 우물만 판 미스터블루는 국내 1위 만화전문 플랫폼 기업이 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137억3500만원, 영업이익은 35억4400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5.8%에 달한다. 월 유료회원 매출은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 유료회원 수는 230만명. 이 수를 1000만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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