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소비심리 부진 vs 美 통화정책 변경 기대감담배·통신·보험 등 방어주 비중확대 필요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김원규 기자]파리 테러가 국내증시에 9·11테러 당시 악몽을 불러일으키며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포심의 이면엔 미국의 통화정책이 이번 테러로 인해 변경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함께 하고 있다. 파리테러에 대한 해석이 국내증시에 '양날의 칼'로 작용하면서 코스피는 1%대 낙폭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상황은 9·11테러 직후 당시보다 훨씬 안정적인 모습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개장 직후 전장대비 27.01포인트(1.37%) 내린 1946.28에 출발했다. 지난 2001년 9월12일 9·11 테러당시 직후 국내 증시는 12.02% 폭락해 일일 등락률 기준 사상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현재 코스피 하락률은 2004년 3월11일 발생한 스페인 마드리드 기차역 테러사건 직후 기록한 2.43%보다도 낮다. 낙폭이 이전 테러직후 상황보다 크지 않은 이유는 이번 테러로 미국정부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테러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올라가면서 달러가치가 급등하고 연말 소비시즌에 발생한 테러로 소비가 위축되면 미국이 금리인상을 내년으로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 이날 개장 직후 원ㆍ달러환율은 전장대비 8.2원 오른 1172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을 가지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테러로 인해 안전자산인 달러가치가 급등하며 미국 통화정책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당장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테러 하나로 통화정책에 변화가 오면 FOMC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기 때문에 쉽게 정책에 변화를 주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9·11테러와 이번 파리테러를 비교하는 비관론 역시 과도한 해석이란 분석이다. 김영준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과 프랑스 시장이 우리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차이가 난다"며 "단기적 영향은 있지만 중장기적인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낙폭이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통화정책 변경보다는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심리 악화와 연말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의 소비부진 여파가 얼마나 수출대형주를 압박할지 여부를 살펴야한단 지적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위험회피현상이 나오고 국제선물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도가 올라간다는건 국내 증시 외국인 수급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연말 소비시즌에 터진 테러 여파가 유럽 및 미국의 소비부진으로 이어진다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4분기 실적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단 주요 방어주에 대한 비중 확대와 함께 에너지와 화학업종에 대한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 시장상황에서는 경기민감 업종의 반등이 어려운만큼 담배, 통신, 보험 등 방어주이자 내수주에 대한 비중 확대가 일단 추천된다"며 "이와함께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유가 상승과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에너지와 화학업종에 대한 비중을 늘려야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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