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6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던 뉴욕증시가 지난주 급락 흐름으로 돌아섰다. 반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주말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잇따른 테러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 파리 테러가 중동의 이슬람 국가(IS)와 연계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고 이에 따라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고 뉴욕 주식시장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다. 유가는 이미 2주 연속 급락해 지난 8월에 기록한 전저점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소비 지표마저 부진해 원유 시장은 이래저래 여러 악재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뉴욕증시는 에너지 관련주가 급락하면서 지난주 8월 말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3.71%, 3.63%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와 중소형 지수인 러셀2000은 4%대 급락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4.26%, S&P500 지수는 4.43% 급락했다.
◆WTI 8% 폭락 '40$ 붕괴 위기'= 지난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8.02% 급락해 배럴당 40.7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직전주 4.94% 밀린데 이어 2주 연속 급락했다. 유가 하락 여파로 S&P 에너지 업종 지수는 6% 밀렸다. 지난주 S&P500 지수 급락의 원인이 됐다. 월가는 40달러선으로 밀린 WTI 가격이 지난 8월 기록한 전저점 37.75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미국 10월 소비 지표가 부진했던데다 원유 재고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리 테러는 엎친데 덮친 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로 추정되는 세력은 현지 시간으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파리 시내 여러 곳에서 총기 난사와 자살 폭탄 공격을 감행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만 12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IS는 이번 테러를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프랑스 정부는 테러 배후로 지목된 IS에 대한 강력 대응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IS는 이미 자신들을 공습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테러를 감행할 것임을 경고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크게 고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애널리스트는 "프랑스 테러가 IS나 알-카에다와 연계됐다면 유가가 반응을 보일 수 있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대목 앞두고 부진한 美소비= 미국 소매업체들은 2주 앞으로 다가온 추수감사절과 함께 연말 대목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소비 지표는 부진했고 대형 소매업체인 메이시스와 노드스트롬의 3분기 실적은 실망스러웠다. 소매업체들이 내놓은 4분기 실적 전망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번주에는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17일)를 비롯해 홈디포(17일) 타깃, 리미티드 브랜즈(이상 18일) 베스트 바이, 시어즈 홀딩스, 갭(이상 19일) 등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상무부가 17일 공개할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월가가 주목하는 변수다. 월가는 CPI가 3개월만에 전월 대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소비 지표가 부진했던 상황에서는 CPI도 예상을 밑돌며 부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발표된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예상 밖의 부진을 보여 지난주 뉴욕증시 하락의 원인이 됐다. 월가도 낮은 유가, 강달러, 소매업체들의 할인 경쟁이 CPI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가 10월 CPI 반등을 기대하는 이유는 주택 임대료 때문이다. ◆美 12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소비가 부진하고 물가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행보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월가는 Fed가 12월에 열릴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확인된 소비와 물가 부진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단서가 될 수 있는 FOMC 위원들의 대중 연설은 이번주에도 지속된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18일 뉴욕 결제소 연례 컨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신임 연은 총재는 휴스턴 대학에서 경제여건과 Fed 정책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19일에는 애틀랜타 디캘브 상공회의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이날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아칸소 대학에서 연설한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토요일인 21일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진행되는 통화정책 토론에 패널로 참석한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은 17일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하는 포럼에서 개막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대니얼 태룰로 Fed 이사도 참석한다. ◆日 경제 또 침체 빠지나= 일본 내각부가 3분기 경제성장률을 16일 공개한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3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3% 감소(연율 환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경제가 아베 신조 총리 재취임 후 두 번째 경기 침체에 빠져들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GDP는 지난 2분기에도 1.2% 감소를 기록했으며 3분기에도 감소를 기록하면 두 개 분기 연속 감소를 의미하는 경기 침체에 빠지게 된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19일 이틀간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양적완화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 16일 3분기 GDP를 통해 경기 침체 재진입이 확인될 경우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우크라이나도 16일 3분기 GDP를 공개한다. 전기 대비 9.5% 감소가 예상된다. 2분기에는 14.6% 급감했다. 유럽은 이번주(16~20일) 제18회 유로 금융주간을 맞는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총재가 20일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18~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진행된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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