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보유 현금 약 16% 자사주 매입·소각에 쓴다

1년간 11조3천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전량 소각 나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100억 달러(한화 11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고 매입한 주식은 전량 소각한다. 여기에 더해 향후 3년간 연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익의 30~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내년부터 분기 배당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에 나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9일 공시를 통해 11조3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고 매입한 주식은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총 69조7200억원에 달하는 보유 현금의 약 19%를 자사주 매입에 쓰겠다는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1회차 자사주 매입 규모를 4조2000억원으로 결의하고 30일부터 3개월간 보통주 223만주와 우선주 124만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보통주 취득금액은 총 2조9168억4000만원, 우선주 취득금액은 총 1조2672억8000만원 규모다. 취득기간은 내년 1월29일까지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회사 가치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 돼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회차 매입에서 우선주 비중을 35%로 결정했다. 이사회 결의일 전일 기준으로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에 비해 22%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에 비해 10% 이상 낮을 경우 우선주 매입 비중을 높여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소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배당 성향 변경을 골자로 한 향후 3년간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연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우선 배당하고 잔여재원이 발생할 경우 자사주 매입을 실시해 매입한 주식은 전량 소각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연간 잉여현금흐름은 약 10조원대 초반에 달한다. 연간 3조~5조원 정도를 주주들에게 직접 배당하고 자사주 매입을 통해 배당성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2015년 배당은 내년 1월 이사회 결의 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16년부터 분기 배당 제도 도입 시행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그 동안 미래성장을 위한 기술 리더십과 안정적 재무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매년 200억 달러 이상의 시설투자와 120억 달러 이상의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해왔지만 이제 주주들에게 환원해야 할 때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방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뜻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익을 높이기 위해 회사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시설투자는 늘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성과는 주주들과 함께 나누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성장에 총력을 기울였다면 이제는 주주들과 이익을 나눠 삼성전자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이 주주환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연이어 주주환원 정책을 내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회사가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과를 주주들과 함께 나누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 최고위층의 생각"이라며 "적정한 이익을 주주들에게 나눠 회사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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