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도그도?'‥가공육 발암물질 분류에 미국이 발칵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베이컨이나 햄,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이 암을 일으킬 위험이 매우 높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미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미국 소비자들은 "안전하게 먹을 것이 무엇이냐"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육류 업계들은 "발표가 과장됐다"며 반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WHO는 26일(현지시간)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보고서를 통해 대장암을 일으킨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며 베이컨과 햄, 소시지 등 가공육을 담배와 석면과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하루에 약 50g의 가공육을 먹어도 대장암이 발생할 확률이 18% 증가한다고 공개했다. 또 가공육 섭취로 인해 매년 3만4000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가공육뿐만 아니라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붉은색 육류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역시 2A군 발암물질에 포함시켰다. CNN은 "미국인들이 평소 즐겨 먹고 있는 핫도그를 매일 1개씩 먹어도 암에 걸릴 확률이 18%나 높아진다는 의미"라면서 미국인들의 식품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인들의 식단에는 베이컨과 햄,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이 주식 혹은 식재료로 거의 빠지지 않는다. 가공육이 아닌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직접 요리해 먹어도 암 발생 확률을 높인다는 지적 역시 충격적이다. 육류를 주식처럼 먹고 있는 미국인들에겐 그야말로 안심하고 먹을 것이 없어진 셈이다. 미국 육류업계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북미육류협회는 "가공육과 붉은 고기를 발암물질로 규정한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며 "고기와 암이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은 수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육류 업계 관계자들은 "정확한 원인 규명도 안 된 연구 결과가 소비자들을 과도한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육류와 암 발생의 연관성은 오랫동안 뜨거운 논쟁거리였다"고 소개한 뒤 "950억달러(107조400억원) 규모의 미국 육류 업계는 WHO 발표를 예상하고 수개월째 반박을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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