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벤 버냉키 전(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 의장(사진)이 2008년 금융위기를 유발한 은행 경영자들을 더 많이 감옥에 보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버냉키는 자신의 회고록 '행동할 수 있는 용기' 출간을 앞두고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버냉키는 금융위기 당시 법무부나 사법 당국이 금융회사를 기소하는데 집중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사법 당국은 개인의 행동을 더 조사했어야 한다"며 "왜냐 하면 잘못되고 불법적인 모든 것들은 회사가 아니라 일부 개인들에 행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대형 은행의 심각한 경제범죄가 수차례 적발됐으나, 월가 주요 경영자들 가운데 철창 신세를 진 이들은 없었다. 버냉키는 자신도 과오를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대중들에게 Fed가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렸어야 했는데 문제를 해결하고 시스템을 안정시키는데 집중하는 바람에 그럴만한 시간이나 에너지를 갖지 못 했다고 밝혔다. 그는 Fed도 몇몇 잘못된 조치를 취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위기의 파장이 얼마나 심각해질지 파악하는 것이 늦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당시 월가 은행들을 구제금융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버냉키는 월스트리트의 붕괴를 막지 못 했다면 메인 스트리트도 붕괴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막기 위해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버냉키는 "우리는 리먼이 파산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는 매우 단호했다"고 강조한 뒤 "하지만 당시 실탄이 소진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또 Fed는 당시 경기 침체가 또 다른 대공황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 노력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버냉키의 회고록은 오는 5일 출간될 예정이다. 버냉키 의장은 금융위기 당시 자신이 보내고 받았던 e메일을 수집하고 검토해 회고록을 썼다. 위기 당시 그는 하루 약 150통의 e메일을 주고받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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