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사 경영난에 주말·공휴일 요금 10% 할증… 타 지역민 '50% 할인' 예산도 소진돼 관광객 유치 차질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올해 '인천 섬 관광 활성화'를 역점사업으로 추진중인 인천시에 먹구름이 꼈다.인천 섬지역을 오가는 여객선의 주말·공휴일 요금이 인상된데다 재정난으로 타지역 민들에게 지원하던 요금 할인도 끊겨 섬 관광객 유치가 더욱 힘들어질 것을 우려해서다.대부해운, 고려고속훼리, 삼보해운, KS해운 등 인천지역 4개 여객선사는 최근 주말·공휴일 뱃삯을 10%가량 할증하겠다는 내용의 '내항 여객운송사업 운임 변경신고서'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제출했다. 인천해수청은 이들 선사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할증요금을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섬 주민은 할증대상에서 제외된다. 할증 요금이 적용되면 가장 요금이 비싼 인천∼백령 항로(코리아킹호·성인 왕복 기준)는 13만1500원에서 14만4500원으로 오른다. 연평항로(플라잉카페리호·성인 왕복)도 10만9100원에서 11만9천900원으로 인상된다. 선사들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뱃삯을 인상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세월호 사고 이후 여객선에 대한 안전관리 의무가 가중된 데다 선령이 30년에서 25년으로 줄어들어 관리 비용이 대폭 증가했다는 이유 등을 들고 있다.해양수산부는 지난 4월 내항 해운에 관한 고시 개정을 통해 여객선사가 주말 요금을 10% 범위 내에서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여객선사들에 적정 수익을 보장해 선박개량과 승객안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에서다.하지만 기존에도 배삯이 만만치않은 상황에서 주말요금이 항공요금에 맞먹는 수준으로 인상됨에 따라 섬주민은 물론 외부 방문객들의 부담이 더 커졌다. 인천시는 더욱 울상이다.인천의 관광산업을 이끌어 나갈 핵심동력을 '섬'에 주목하고 섬 관광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인천시는 배삯에 부담을 느낀 관광객들의 발길이 더욱 끊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인천은 수도권에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있고, 바다와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섬이 168개나 즐비해있다. 하지만 홍보와 관광 인프라 부족으로 수도권 주민들조차 인천 섬 보다는 동해나 남해를 더 선호하는 실정이다.이에 시는 지난 3월부터 섬 관광 활성화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며, 휴가철에 집중해 섬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섰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 5개월간 백령도·연평도 등 13개 섬을 방문해 관광 활성화 지원책을 모색했고, 지난 7월엔 가족들과 장봉도로 여름휴가를 떠나 직접 텐트를 치고 1박2일간 가족과 함께 보냈기도 했다.주말 배삯 할증도 부담이지만 타 시·도 관광객들에게 지원하던 배삯 50% 할인도 최근에 종료돼 섬 관광객 유인책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인천시는 2013년부터 옹진군과 예산을 50%씩 분담해 백령도 등 서해5도에 1박 이상 체류하는 타 지역민들에게 배삯을 지원해왔다. 올해는 50% 할인 지원으로 2만7000여명이 넘는 타 지역 관광객들이 혜택을 봤다. 하지만 예산 14억원이 지난달 말 모두 소진돼 더이상 지원이 어렵게됐다.시 관계자는 "인천 섬은 배삯이 비싼데다 대중교통이 아니어서 정부 지원을 못받다보니 수도권 주민들도 주말에 섬을 찾는데 꺼려하고 있다"며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섬 관광객 유치를 위해 타 지역민들에게 배삯을 지원해왔으나 올해 확보한 예산이 모두 집행됐고, 주말 할증까지 겹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