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1일 KEB하나은행의 출범은 금융권 합종연횡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다. 1897년 대한민국 최초의 은행인 한성은행이 출범한 이후 금융권은 굴곡의 행적을 밟아왔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대우 사태를 겪으면서 두 차례의 지각 변동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부실 은행들간 통폐합이 숨가쁘게 이뤄졌다. 그 두번의 지각변동이 은행부실에 따른 정부 주도의 합종연횡이었다면 최근 진행되는 합종연횡은 생존을 위한 자발적인 선택이라는 점이 다르다. ◆ 1단계 IMF 후폭풍 =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기업들이 무너지면서 은행들의 부실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정부는 당시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비율이 8% 미만인 12개 은행에 대해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1998년 6월 대동ㆍ동남ㆍ동화ㆍ경기ㆍ충청은행 등 5개 은행이 퇴출됐다. 나머지 7개는 통폐합이 이뤄져 1999년 하나은행(하나은행+보람은행), 국민은행(국민은행+장기신용은행), 2000년 조흥은행(조흥은행+강원은행+충북은행)이 탄생했다. ◆ 2단계 대우사태발 구조조정 =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은행권은 또 한번 강진에 시달렸다. 2000년 10월 금융지주회사법을 만든 정부는 부실은행 판정을 내린 한빛ㆍ평화ㆍ광주ㆍ경남은행과 우리종금의 전신인 하나로종금을 묶어 2001년 4월2일 우리금융지주를 출범시켰다. 같은 해 국민은행은 주택은행과 합병했고 2002년 이름을 KB국민은행으로 바꿨다. 서울은행은 하나은행과 하나가 됐다. 2006년 조흥은행은 신한은행에 합병됐다. 한미은행은 2004년 외국계 자본인 씨티은행에 넘어가면서 한국씨티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제일은행은 2005년 스탠다드차타드로 넘어가 2005년 SC제일은행이 됐고, 2011년 11월 5일 SC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 3단계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 = 1~2단계 은행권 합종연횡이 정부 주도로 은행 외부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면 이때부터는 저금리 시대를 맞아 혁신을 위한 자발적인 행동이다. 2013년 우리금융지주는 민영화를 시도하면서 광주ㆍ경남은행을 시장에 내놨다. 경남은행은 BNK지주, 광주은행은 JB금융의 품에 안겼다. 1일 출범한 KEB하나은행도 생존 경쟁의 산물이다. 이에 따라 1967년 한국은행 외환관리과에서 독립해 출범한 외환은행은 1989년 외환은행법 폐지로 일반은행으로 전환되는 전환기를 맞았다가 이번에 하나은행과 합병하면서 그 이름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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