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인지를 보여주는 표본과 같다. 2002년 처음으로 안전진단을 신청했으나 아직까지 조합을 꾸리지 못한 채 추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다. 덩치가 너무 크다보니 조합원들 간 이해관계에 따라 분양면적 등을 놓고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300여곳에 이르는 상가 소유자들의 동의가 쉽지 않았다. 자녀 교육만을 위해 열악한 환경을 견디며 사는 세입자들의 이주 대책도 난제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로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또 국세청이 정태수 전 한보 회장의 소유라며 공매를 추진하려 했던 단지 내 핵심 용지를 추진위가 되찾는 판결이 최근 나오며 활기를 띠고 있다.최대 관건은 단지 내 15m 도로 계획의 존폐 여부다. 당초 서울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은마아파트 중앙을 가로지르는 15m 도로를 건설토록 했다. 이는 단지를 둘로 나뉘게 해 사업성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는 게 추진위의 주장이다. 추진위는 이 도로의 통과 교통 기능이 미약하며 대지 면적 6700㎡, 가구 수로는 200가구가량의 손실이 불가피해 사업성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당초 도로 계획을 결정한 취지와 목적이 현시점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므로 기존 계획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이에 대해서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심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재건축이 얼마나 원활히 추진될 지가 관건이긴 하지만 입지 면에서 은마아파트에 대한 투자가치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많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교육이나 편의시설이 우수하고 대치역 초역세권이며 탄천이 가깝다는 점 등을 봤을 때 그만한 위치를 찾기 힘들다”면서 “마주 보고 있는 청실아파트의 경우 84㎡형 분양권이 14억원대 후반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도 은마아파트에서 얻을 수 있는 투자수익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분양 시기의 부동산 경기가 결정적인 성패의 잣대가 될 것이다. 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이 고분양가임에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은마아파트 조합원들로서는 지지부진한 사업 추진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겠다. 단지 내 도로 계획이 폐지되지 않고서는 사업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잠실5단지 용적률이 140% 정도인데 은마아파트는 198%다. 추가분담금 등을 고려하면 사업성이 낮다”면서 “서울시에서 단지 내 도로 계획을 폐지하는 결정이 나와야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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