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그랜드슬램이 뭐예요?'(종합)

박인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으로 LPGA투어 역사상 7번째 '골프전설' 등극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일궈낸 뒤 2013년 나비스코와 LPGA챔피언십, 그리고 3일 마침내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제패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퍼즐 4조각을 모두 맞췄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1년에 4대 메이저를 모두 제패하는 '그랜드슬램'이 출발점이다.남자의 경우 마스터스와 US오픈, 디오픈, PGA챔피언십 등 4대 메이저를 싹쓸이하는 엄청난 일이다. 마스터스를 창설한 '구성(球聖)' 보비 존스가 1930년 2개의 프로대회(US오픈과 디오픈)와 2개의 아마추어대회(US아마추어와 브리티시아마추어) 등 당시 4대 메이저를 섭렵해 유일무이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물론 현대적 의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워낙 어렵다보니 시기와 상관없이 4개의 서로 다른 메이저 우승컵을 수집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으로 인정한다. 실제 진 사라젠(1935년)과 벤 호건(이상 미국ㆍ1953년), 게리 플레이어(남아공ㆍ1965년), 잭 니클라우스(1966년),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ㆍ2000년) 등 딱 5명만이 보유하고 있다. 우즈는 2000년 US오픈을 기점으로 이듬해 마스터스까지 '메이저 4연승'이라는 새 역사까지 창조했지만 1년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여자는 나비스코(ANA인스퍼레이션)와 KPMG위민스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 에비앙챔피언십 등 5개 가운데 4개 대회에서 우승하면 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2013년 에비앙의 요구에 굴복해 에비앙마스터스를 메이저로 승격시켜 '5개 메이저'라는 기형적인 시스템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4개는 '그랜드슬램', 5개는 '슈퍼슬램'이라는 해석이다.'커리어'도 같은 맥락이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골프장 에일사코스에서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역전우승을 일궈내 오랫동안 꿈꿨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목표를 이뤘다. 루이스 석스(1957년)와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ㆍ이상 미국), 캐리 웹(호주ㆍ2001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ㆍ2003년)에 이어 7번째다.박인비에게는 브리티시여자오픈으로 네번째 퍼즐을 맞췄다는 게 더욱 짜릿했다. 2013년 LPGA투어 역사상 63년 만의 '메이저 3연승'에 이어 사상 초유의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다가 무산됐고, 지난해는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종일 5오버파의 난조로 4위로 밀려 다 잡았던 우승컵을 날렸던 무대다. 다음달 10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다섯번째 메이저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슈퍼슬램'이다. 에비앙은 그러나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진다. 박인비에게는 2012년 메이저 승격 직전 우승 경험도 있다. 에비앙이 2년 밖에 안된 것처럼 LPGA투어 메이저는 사실 '전통'이라는 측면에서는 일천하다. 웨스턴오픈(1930~67년)과 타이틀홀더스(1937~42, 1946~66, 1972년), 듀모리에클래식(1979~2000년) 등 메이저 자체가 수없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박인비 역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다"며 "에비앙은 당연히 우승하면 좋겠지만 슈퍼슬램에 연연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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