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국세청 현행 종부세 산정방식 이중과세로 판단…줄소송 이어질 듯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대법원이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 '이중과세'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대기업이나 금융기관 등이 미리 낸 종부세를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같이 대법원이 판단을 내린 것은 대법원과 국세청간 해석의 차이 때문이다.종부세는 일정 기준 금액을 초과하는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이나 법인에 재산세와 별도로 부과하는 국세다. 재산세와 종부세는 과세대상이 동일하기 때문에 이중과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세액 산정이 중요하다. 그런데 국세청이 2009년부터 공정시장가액비율제도(현행 종부세 80%)를 도입해 종부세 산정방식을 바꾸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국세청은 종부세 과세 기준금액을 넘어서는 금액에 대해 80%를 곱한 금액만 재산세율을 적용해 공제액을 산출하도록 했다.
대법원
이에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과거와 비교할 때 차액인 20%에 해당하는 금액은 결과적으로 재산세도 내고 종부세도 내는 '이중과세'로 이어진다고 항변한다. 대법원은 재산세액 공제를 둘러싼 논란에서 종부세 납부자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고영한)는 KT, 한국전력, 신세계, 국민은행 등 25개 기업·단체들이 각 관할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부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한 금액이 아닌 종부세 과세기준을 넘어선 금액 그대로를 기준으로 재산세 공제액을 계산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렇게 되면 한국전력은 국세청 계산방식에 따라 종부세 100억여원을 내라는 처분을 받았으나 법원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종부세를 76억5000만원만 내도 된다. 20억원 이상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대립산업이 16억원, 롯데제과 등 9개 기업이 60억원의 이중 부과 세금을 취소해달라며 낸 유사 사건에서도 같은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대법원이 '이중과세'로 판단을 내리면서 줄소송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천억원의 환급 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있지만, 납부 방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이 2009년 이후 기업과 개인에게 바뀐 제도를 기준으로 더 거둬들인 종부세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신고 납부한 납세자는 신고일로부터 3년 안에(올해부터는 5년 안으로 개정)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반면 국세청 고지서를 받고 납부한 이들은 고지받은 뒤 90일 내에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일부 법인을 제외한 개인들은 실제로 종부세 환급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한편 국세청은 "대법원은 시행규칙에서 정하는 계산방식은 법령이 정하고 있는 것보다 공제할 재산세액의 범위를 축소한 것으로 위법한 내용이라고 판시했으나 이에 따르면 공정시장가액비율(80%) 외 실제로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는 영역(20%)에 대한 재산세 상당액도 과다하게 공제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국세청은 "이번 대법원 판결은 재산세가 과다하게 공제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개정법령의 입법취지와 문언에도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향후 파기환송심에서 관련부처와 협의해 이러한 부분에 대해 적극 설명하고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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