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지난주 국내증시는 그리스 사태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국증시 급락 등 대외악재가 겹치면서 큰 폭의 조정을 경험했다. 코스피는 지난 6일 최근 3년만에 최고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고 9일에는 일시적으로 2000선이 붕괴되며 1980선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주 후반에 중국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도 2030선을 회복하며 마감됐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특히 투자자입장에서는 좀처럼 방향성을 잡을수도, 또다른 투자패턴을 찾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시장주도주들은 밸류에이션 논란 속에 단기 폭락이 일어났고 연초이후 낙폭이 큰 수출대형주들은 대외환경에 흔들리며 2분기 실적 우려에 휩싸여있다. 외국인이 지난주 코스피시장에서 1조2000억원 이상 순매도를 보이면서 수급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렇게 투자자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은 타로카드의 '거꾸로 매달린 사람(Hanged Man)' 카드로 표현될 수 있다. 카드에 나온 남자는 두손을 결박당한채 거꾸로 매달려있는 모습이다. 매달린 장대의 높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몸을 움직여 아래로 떨어질 경우 큰 부상이 염려되고 그렇다고 계속 매달려있기도 힘든 진퇴양난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카드는 완전히 무력한 상황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이 거꾸로 매달린 사람의 모습은 중세시대 유행하던 극기 수련법 중 하나의 자세 또한 의미한다. 어려운 난관에 스스로 부딪혀 절대적인 냉정을 찾고 해결방향을 찾는 것이 이 수련의 요체다. 또한 세상을 보는 시각을 뒤집어보면서 자신이 놓치고 있는 중요한 흐름이나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반성해보는 시간을 의미한다. 현재의 조정국면 역시 매우 힘든 고통의 시간이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 투자자입장에서는 지금까지 개별 이슈를 좇느라 잊고 있었던 중요한 흐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그리스와 중국 이슈에 뒤로 밀려났던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를 상기할 것을 조언한다. 시장주도주의 부진은 단순히 그리스와 중국 등 개별이슈와 국내 실적 우려 등 개별이슈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반기 글로벌 증시의 전반적 변화에 대한 우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상반기까지 제약 및 바이오, 화장품업종 등 시장주도 성장주들의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던 글로벌 유동성장세가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그 힘이 점차 약해지면서 과도기적인 조정국면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도기적 조정국면 속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시장 분위기가 앞으로 변할거라고해서 당장 고밸류 성장주들이 완전히 몰락하고 저밸류 가치주들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유동성 환경변화에 대한 예상은 모두 하고 있지만 시장 전체 펀더멘탈 성장성 회복에 대한 확신은 아직 강하지 못하다"고 짚었다. 즉, 고밸류 가치주들에 대한 경계감이 심화되는 한편 대안에 대한 확신이 확고하게 형성되지 못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당분간 국내증시의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하반기 경기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하나둘씩 나타나면서 점진적으로 시장 선호도는 펀더멘탈 쪽으로 이동해갈 가능성도 높다. 조 연구원은 "과도기 구간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아이디어로는 확실한 성장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는 업종들로 관심을 좁히는 일"이라며 "업황에 있어 정책적 지원과 가시적 성장모멘텀을 지닌 건자재 업종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만하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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