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제기한 사퇴 권고를 받아들이고 끝내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불신임을 받은 지 13일만이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된 나날을 살아가시는 국민 여러분께 저희 새누리당이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저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은 누구보다 저의 책임이 크다.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다"고 전했다. 유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사퇴를 거부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유 원내대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원내대표직을 물러나는 아쉬움도 밝혔다. 그는 "지난 4월 국회연설에서 '고통 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보수,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는 "그러나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며 "저와 꿈을 같이 꾸고 뜻을 같이 해주신 국민들, 당원 동기들, 그리고 선배 동료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유 원내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더 이상) 드릴 말씀 없다"며 입을 굳게 닫았다. 앞서 유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나온 의원들의 사퇴 권고 의견을 김무성 대표로부터 전달받고 이를 즉시 수용했다. 김 대표는 "이유를 막론하고 현 상태에서는 사퇴가 불가피하다 하는 것이 대세라는 뜻을 유 대표에게 잘 전했고, 유 대표는 그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이날 오전 열린 의총은 4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의로 진행됐다. 의총에서는 약 40여 명의 의원이 발언을 통해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장우 의원은 "현 상태에서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는 게 현명하다는 분위기"라고 말했으며 비박계인 김성태 의원은 의총 직후 "현실적으로 판단해달라는 요청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현실적 판단이 사퇴인지 묻는 기자들 질문에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한편 김용태, 이종훈 의원 등 비박계 일부 의원들이 "표결까지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표결 절차를 두고 막판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정림 의원은 "표결 하지 말자는 사람이 더 많다"고 의총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507081338400245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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