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앞으로 5년 'IT 세계 1위'…'비전2020'의 향방은

상반기 매출 100조원 아래로, 빨간불…삼성 '비전2020 아직 유효하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오는 2020년 목표로 내세운 매출 4000억 달러(한화 434조원) 달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매출은 95조1200억원으로 100조원에 못미쳤다. 지난 2009년 삼성전자는 2020년 매출 4000억 달러(434조), IT업계 1위, 글로벌 5대 브랜드, 존경받는 기업 10위를 목표로 '비전2020'을 선포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한번도 선포한 비전을 달성하지 못한 적이 없었다. 매출 100조원 시대, 200조원 시대는 모두 목표 대비 조기 달성하며 매번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으로 초과 달성해왔다. 비전2020을 선포한 직후인 2009년 삼성전자는 매출 13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매출 154조3000억원을 기록했고 2012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13년 연간 매출 228조7000억원, 연간 영업이익 36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조기 달성 여부가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상징후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은 205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2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9년만에 성장세가 멈춘 것이다. 올해 상반기 연간 매출이 100조원을 넘지 못하면서 연간 매출이 200조원에 못미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반기가 전통적인 성수기이지만 주력 사업인 TV와 스마트폰의 업황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현 사업 포트폴리오가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 1988년 국내 첫 휴대폰을 출시하며 반도체, TV, 생활가전, 휴대폰 등 현재의 사업 구도를 만들었다. 지난 27년간 삼성전자가 고속 성장한 것은 이들 각 부문의 사업 경쟁력을 세계 1위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전2020' 달성은 요원해 보인다. 현 사업구조에선 매출 200조원이 한계라는 것이 삼성전자 내부의 평가다. 유일하게 근접한 목표는 글로벌 5대 브랜드다.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브랜드 순위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전2020'이 아직 유효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비전2020은 아직 유효한 상황"이라며 "5년 밖에 안남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아직 5년이 남아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전자 최고위 경영진들이 최근 실리콘밸리를 오가며 신사업 찾아나서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신사업 없이는 매출 200조원의 벽을 넘어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전2020'의 목표를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기존 비전2020은 유지하돼 매출이 아닌 영업이익으로 목표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들이다. 과거 삼성전자가 매출을 목표로 외형적인 성장을 추구해온 반면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매출보다는 영업이익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비전2020에 대한 다양한 임직원간의 논의가 있었는데 4000억 달러라는 매출 목표에 대한 의견들이 가장 많았다"면서 "달성을 할 수 있나 못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나아갈 길이 매출을 확대해 외형을 성장시키는 것 보다 수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상당수 임직원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