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무역협회 제공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1일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채무를 갚지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상태에 빠짐에 따라 소비재와 가전, 유화제품 등의 대(對)그리스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무역업계는 그리스가 실제로 디폴트가 확정되고 유럽 주변지역까지 영향을 받을 경우에는 대유럽 수출 전반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중 우리나라의 대(對)그리스 수출은 전년동기비 73.1% 감소한 1억7000만달러, 수입은 41.1% 감소한 1억2000만달러로 부진했다. 최근 대그리스 월간 수출에서도 선박 수출이 급증했던 3월을 제외하고 마이너스 성장세를 지속했다. 주요 품목별로는 지난해 기준 대그리스 수출의 4분의3을 차지하고 있는 선박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9.5%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 부진을 주도했다. 수입은 전체 수입의 88.3%(2014년 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석유제품 수입이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6% 감소하며 부진했다. 코트라 아테네무역관은 그리스 사태로 인해 한·그리스 간 교역은 당분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수개월 간 금융권에서의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며, 이로 인해 그리스 수입업체들의 수입 여력이 단기적으로 고갈된 상황이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휴대전화, 가전제품, 합성수지, 축전지, 석유화학합성원료 등의 수입은 단기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재, 가전 등을 수입하는 그리스 바이어들은 올해 초 급진좌파연합(SYRIZA)당의 집권 후 수입의 상당량이 일시중단된 상황이며, 당분간 수입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2014년 우리 기업의 대그리스 수출의 86%를 차지한 선박의 경우 대다수 그리스 선사들이 파나마 등 해외에 편의치적(선주가 소유한 선박의 국적을 제 3국에 둠)을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할 전망이다. 다만 그리스 위기가 장기화 돼 글로벌 해운시장의 회복이 더딜 경우 선박의 수출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는 "그리스 디폴트를 계기로 그렉시트(Grexit) 우려가 가시화되고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 국가로 문제가 확산될 경우 유로존 및 EU로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환율은 연초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시행으로 유로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디폴트 우려로 유로화 약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대EU 수출증감률은 그리스 사태가 디폴트 발생으로만 그칠 경우 1.4%포인트 추가 하락하지만 그렉시트 우려가 확산될 경우 7.3%포인트까지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그리스 위기 장기화는 미약한 회복세의 유럽 경제의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한국의 대EU 수출 악화에 대응하고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기업은 단기적으로는 자유무역협정 등을 적극 활용해 수출시장 다변화 및 기존 수출시장 경쟁력 유지 노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경기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고기술·고부가가치 상품 수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부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유럽 지역에 대한 수출 기업 지원책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내수 중심의 중소 및 중견기업들에 대한 수출상품화를 지원하고 법인세 인상 억제, 기업구조조정 지원강화, 불필요한 규제 등을 완화해 국내 기업 경영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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