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퇴직연금 몰아주기' 여전하네

1분기 계열사 비중 살펴보니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금융사들이 자율결의한 '퇴직연금 50% 룰'이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50% 룰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일부 금융사의 비중 조절이 요구된다.  1일 업권별 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말 기준 금융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중 계열사 비중을 살펴본 결과 손해보험사 평균이 2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생명보험사 20%, 은행 5% 순이었다. 앞서 금융사들은 2013년 계열사의 퇴직연금 비중이 50%를 넘지 않겠다고 자율 결의한 바 있다. 같은 해 동양 사태가 터지면서 금융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막아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영향이었다. 이후 업계 자구적으로 계열사 퇴직연금 비중을 줄였는데 대표적으로 롯데손보의 경우 2012년만 해도 계열사 비중이 90%를 넘었으나 현재 46%선까지 떨어졌다. 계열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라이프였는데 전체 적립금 5847억원 중 5219억원(89.25%)이 계열사 물량이었다. 지난해말(89.95%) 비중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어 50% 룰을 어긴 곳은 삼성생명으로 전체 적립금 15조2644억원 중 9조9999억원이 계열사 물량이었다. 비율로는 65.5%로 역시 지난해말(65.07%)과 큰 차이가 없다. 이밖에 계열사 비중이 40%선으로 50% 룰을 코앞에 둔 곳은 롯데손보 외에 제주은행(45%), 삼성화재(41%), 신한생명(40%) 등이었다.  계열사 비중이 0%인 곳들도 적지 않았다. 은행권에서는 우리ㆍ기업ㆍ광주ㆍ경남 등의 계열사 퇴직연금 적립금이 아예 없었고, 생보업계서는 미래에셋ㆍ메트라이프ㆍ동양생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손보업계서는 한화손보가 계열사 물량이 없었다. 금융당국은 현행 50% 룰 자율규제가 무용지물인 만큼 고용노동부 등과 해당기업을 규율할 실효성있는 억제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김용우 금감원 금융혁신국장은 "계열사 몰아주기를 방치하면 퇴직연금 유치경쟁이나 불공정 경쟁이 나타날 여지가 있고, 결국 가입자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라며 "제도개선이 이뤄지는대로 계열사 몰아주기 점검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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