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 '한화 매각' 앞두고 진통…오후 주총 시작

[성남=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삼성테크윈을 한화에 매각하는 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주총을 진행하려는 사측과 매각에 반대하는 노조 간 마찰로 주총장은 한동안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9시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는 1시간 반이 지나서야 시작됐다. 현재는 한 시간 정회 후 오후 주총이 속개된 상황이다. 29일 삼성테크윈 노조와 업계에 따르면 노사 간 마찰은 새벽부터 빚어졌다. 삼성테크윈 노조원 700여명은(노조 추산) 29일 주총을 앞두고 전날 저녁부터 밤샘 농성을 벌였다.

사측의 집입을 막기 위해 주총장 입구 2곳을 틀어막고 버틴 삼성테크윈 노조원 100여명은 업무방해죄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주총을 찾은 일반 주주들도 한 동안 주총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건물 앞에서 대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주 자격을 갖춘 노조원들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으로 인해 주총은 예정된 9시가 지나서도 개시되지 못했다. 이후 20분이 지나 의장인 김철교 사장이 들어와 주총 개시 의사를 밝혔으나 용역업체 직원들이 만든 소위 '인간 바리케이트'로 인해 노조와 일반 주주들이 분리되면서 한동안 소란이 계속됐다.

결국 노조가 단상을 점거하고 의사봉을 빼앗으면서 주총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주총은 결국 파행됐다. 이후 사측 인사 담당 전무가 단상 앞으로 나와 노사가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고 장내를 정리하고 나서야 주총은 시작될 수 있었다. 예정보다 한시간 반 가량 지연된 10시반에 주총은 시작됐다. 현재 주총은 사명변경과 사내이사 선임 안건 상정을 마무리하고 한 시간 가량 정회됐다가 다시 개시된 상황이다. 속개 후 사외감사 선임 안건까지 상정이 마무리되면 표결을 통해 안건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노조는 여전히 매각에 관한 사측의 공식 설명과 입장을 요구하고 있어 주총이 마무리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태돈 금속노조 삼성테크윈 감사는 "우리는 매각된 이유를 알고 싶은 것"이라며 "매각 사실을 신문으로 접했는데 누구도 왜 매각을 해야하는지 책임있는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본주의 논리로 자본을 매각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가치가 저평가된 채로 매각되는 것에는 반대한다"며 "주주의 가치를 대변하기 위해 매각한다는건 노조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철교 사장이 유임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 감사는 "그는 삼성테크윈으로 온 4년 동안 전자사업부분을 전자로 넘기고 기계사업부분을 정리하는 등 튼실한 회사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며 "유임 자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위로금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삼성테크윈 노사는 그동안 매각 위로금 지급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이에 사측은 당초 제시된 위로금 2000만원을 이사회 의결 전제로 4000만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위로금 지급을 포함해 고용, 급여 등 17개 교섭안이 우선 타결돼야 한다며 제안을 거부해 끝내 합의가 도출되지 못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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