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주택총조사ㆍ유엔 통계위원회 활동으로 형(유기준 해수부 장관) 이름 지운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2015년은 통계청에 굉장히 의미 있는 해다."유경준 통계청장은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새내기지만, 곧바로 막중한 임무를 다수 맡았다. 우선 오는 10∼11월 진행되는 '2015 인구주택총조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인구주택총조사는 5년마다 돌아오는 통계청의 핵심 사업이다. 특히 올해 인구주택총조사는 전혀 새로운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통계청은 이번 조사에서 모든 가구를 직접 방문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예정이다. 1925년 이래 무려 90년간 이어왔던 '표준'을 뒤바꾸는 것이다. 대신 11개 정부부처와 기관이 보유한 행정자료 21종을 활용하는 등록센서스 방식을 활용한다. 일명 '빅데이터' 조사다. 등록센서스로 작성되는 기본 통계 외에 필요한 세부ㆍ심층 항목에 대해서는 20%의 표본가구를 선정해 종전과 같이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유 청장은 "조사 방식 변경으로 국민의 응답 부담이 크게 줄고 국가 예산을 1400억원 정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통계청은 인구주택총조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길 기대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1990년 기관 승격 후 25주년째를 맞는 통계청은 높아진 국내 위상에 걸맞은 국제적 영향력도 갖출 계획이다. 유 청장은 "올해 통계청이 9년 만에 유엔 통계위원회 위원국으로 재진입했다"면서 "이를 통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도하는 '포스트 2015' 등 통계 관련 국제사회 의제 형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유 청장으로선 취임 1년차를 성공적으로 보낼 경우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의 동생'이라는 꼬리표도 뗄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부산 해동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코넬대에서 고용과 노사관계 전공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88년부터 10년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일했다. 1998년 KDI로 자리를 옮겨 선임연구위원ㆍ정책연구실장ㆍ수석이코노미스트ㆍ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을 지냈다. 올해 3월부터는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통계와는 큰 관련이 없는 학자가 통계청장으로 전격 기용되면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유 청장이 친(親)박근혜계이며, 친박 실세인 형의 입김이 청장 발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얘기가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유 청장은 "(유 장관과) 형제로서 친하긴 하지만 이 정권을 창출하는 데 있어 커넥션이 있거나 한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형은 정치 쪽에 뜻을 품고 나는 정책을 하고자 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형한테 도움 받은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책가로 인정 받아 형의 이름을 지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유 청장은 "통계가 앞장서 정책을 선도할 수 있도록 국가통계 중앙행정기관으로서의 통계청 역할과 위상을 높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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