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 국내 최초 애니메이션 원화 영구보존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국내 최초로 한국 애니메이션 원화가 아카이브 기관에 영구 보존된다. 한국영상자료원과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는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영상자료원에서 '애니메이션 원본 원화 기증식'을 체결하고, '연필로 명상하기'에서 제작한 '소중한 날의 꿈'(2011)과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2014)의 원본 원화 전량을 영상자료원에 영구 보존하는데 합의했다. 이번에 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가 영상자료원에 기증한 '소중한 날의 꿈'과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원화는 총 10만 장에 이른다. 최근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애니메이션은 컴퓨터 작업이 일반화되었지만, 이 두 편의 경우 2D 애니메이션의 전통적인 작업방식을 택해 파일이 아닌 그림 형태로 원본 원화가 남을 수 있었다. 이렇게 방대한 분량의 원화는 '애니메이션의 원본'이라는 점에서 높은 사료적 가치가 지니고 있으며, 3D 애니메이션과 차별되는 애니메이션 자체의 매력을 보존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 한국영상자료원의 설명이다. 특히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아카이브 기관이 한 편의 애니메이션 원화 전량을 보존한 사례가 없는 실정이다.'소중한 날의 꿈'은 11여년의 제작 기간 끝에 한국 2D 애니메이터들의 손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개봉 당시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등 국제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나 배급 논리에 밀려 극장 개봉 1주일 만에 조기 종영됐다. 그러나 국내 애니메이션 애호가들의 꾸준한 상영 요구에 의해 지난 4년간 지속적으로 재상영을 이어왔으며,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우수영상물 다국어자막 DVD'로 제작해 전 세계 110개국 650개 처에 배포하기도 했다. 2014년 제작된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국내 최초로 단편 문학을 애니메이션화한 작품으로, 안재훈 감독의 고유한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의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국의 런던한국영화제, 중국의 베이징국제영화제, 이탈리아 퓨처 필름 페스티벌 등에 초청돼 상영되면서 한국 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이번 기증식에서 안재훈 감독은 "영상자료의 보존은 애니메이션을 미래의 재산으로 만들고,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문화가 되고 어떻게 역사가 기록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일"이며 자료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병훈 한국영상자료원장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애니메이션 원화의 전량 보존이니 만큼, 이번 기증을 계기로 원화 보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봉 4주년을 기념해 오는 27일 오후 4시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 2관에서 '소중한 날의 꿈' 특별 상영회가 열리고, 관객과의 대화도 마련할 예정이다. 관람료는 무료다.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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