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백 골몰하는 기업들 비판…'그 돈으로 M&A 하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바이백ㆍBuyback)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골드만삭스가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에게 "바이백을 멈추고 (그 돈으로) 다른 기업에 투자하라"고 추천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백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투자자들에게 성장의 과실을 돌려주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기술개발(R&D)이나 인재 영입, 인수합병(M&A) 등에 쓰여야 할 기업의 자금이 외부로 유출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역사적으로 볼 때 금융위기가 도래하기 직전이었던 2007년의 바이백 규모가 가장 컸다"며 "주가수익배율(P/E)이 높은 시기에 자사주를 사들이기보다는, 다른 기업을 M&A 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약 18배다. 기업들의 지나친 바이백을 비판하는 것은 골드만삭스뿐만이 아니다. 에드워드 루스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는 "기업의 미래 성장에 투자되어야 할 돈이 증시로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포함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서한을 보내 "(기업들이) 자신들의 종자 씨앗까지 먹어치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S&P 500 기업들의 바이백 규모는 2007년 637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금융위기를 거치며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지만, 금융시장이 회복되며 예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저금리 기조속에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기업들에게 연일 자사주 매입을 압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S&P500 기업들의 바이백 규모가 전년 대비 18% 증가한 6000억달러(약 664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