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IMF 신흥국 의결권 확대 허용했어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벤 버냉키 전(前)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 의장이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추진과 관련해 미 의회를 비난했다. 버냉키 의장은 2일(현지시간) 미 의회 때문에 중국이 AIIB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의 국제기구 진출을 막았기 때문에 중국이 AIIB를 통해 독자 노선을 걷게 됐다는 것이 버냉키의 주장이다.
버냉키는 일례로 2010년 미 의회가 신흥국의 국제통화기금(IMF) 의결권 비율을 6%로 확대하는 안을 거부한 것을 꼽았다. 그는 당시 중국과 다른 신흥국의 경제 위상이 커진 것이 반영돼야 했다며 "미 의회는 신흥국 의결권 지분 확대안을 승인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AIIB와 관련해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관련해 미 의회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최근 버냉키처럼 중국의 국제사회 위상이 커지는 것에 미국이 잘못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인사들이 늘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미국이 AIIB를 무시하는 것이 미래에는 미국이 세계경제에서 역할을 잃어버린 순간으로 기억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AIIB를 계기로 중국의 경제적 위상이 상당히 확대될 수 있는데 미국이 AIIB 참여를 거부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헤지펀드 대부 조지 소로스는 미국이 중국 위안화의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질 경우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경고를 내놓으며 미국과 중국이 경제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냉키는 미국의 중국 대응 방식에 대한 비난이 다소 지나친 것도 있지만 중국이 자신들만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가 단일화된 시스템을 갖고 필요한 곳에 자원이 배분되도록 하는 것이 나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AIIB와 관련해 버냉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실제적 영향력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위안화와 관련해서도 지나치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는 실질적으로 중국 위안화가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고 결제 통화로써의 비중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려면 중국이 먼저 시장을 개혁해야 한다며 자본시장 개방, 민간의 역할 확대, 채권시장 발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안화의 국제화가 중국의 최종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중국 경제의 구조개혁이며 중공업 중심의 중국 경제가 소비와 서비스 산업의 역할이 커진 경제구조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안화와 관련해서는 기축통화로서 역할보다 자본의 배분을 개선시키는 수단으로서 의미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