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일(현지시간) 전격 사임 의사를 밝혔다. 블라터 회장은 이날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신임 회장이 선출되는대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9일 개최된 FIFA 총회에서 5선 연임에 성공한 지 불과 나흘 만이다. 주앙 아벨란제 전(前) 회장의 뒤를 이어 1998년부터 FIFA 회장을 맡아 국제 축구계의 황제로 군림해온 그의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 블라터는 이날 회견에서 "이번 회장 당선이 세계 모든 축구인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FIFA는 앞으로 대규모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새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회장 직무를 수행한다. FIFA 관계자는 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가 올해 12월에서 내년 3월 사이에 소집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르면 올해 안에 FIFA 후임 회장이 선출될 전망이다. 블라터와 대립해온 유럽축구연맹(UEFA) 미셸 플라티니 회장은 블라터 회장의 사임 발표 직후 "어렵고 힘들지만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며 환영했다. 영국 축구협회 그레그 다이크 회장도 "축구계를 위해 정말 잘된 일"이라고 밝혔다.그는 사임했지만 비리에 대한 수사는 확대되고 있다. 미국 연방검찰은 FIFA 회장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달 27일 FIFA 고위 집행위원 9명과 기업 임원 5명 등 14명을 금품 수수와 탈세, 돈 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스위스 경찰은 블라터의 측근 등 FIFA 고위 임원 7명을 취리히의 호텔에서 전격 체포, 충격을 던졌다. 미 수사당국의 행보는 애초부터 블라터를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A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국 연방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가 블라터 회장에게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체포된 FIFA 간부들을 통해 블라터 회장의 혐의점을 찾고 있는 미국 수사당국에 주요 단서가 포착돼 블라터 회장이 사임을 발표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도 복수의 정부 당국자를 인용, 수사당국이 블라터 회장의 혐의 포착을 위해 이미 기소된 FIFA 고위간부들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일 미 연방검찰이 1000만달러의 송금에 블라터의 오른팔인 제롬 발크 사무총장이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전하기도 했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관련 부정부패를 수사 중인 스위스 검찰 역시 블라터 회장의 사임이 기존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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