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노동절 요우커 특수…엔저에 日제품 안팔리고 韓제품은 불티

유통가 中 3대 연휴 맞아 중국인 맞이 한창

마치 파티장처럼 DJ부스를 설치하고 요우커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명동의 H&M 매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최서연 기자] "홍써 이에 요우마(빨간색도 있나요)?" "당란 요우, 콰이 라이바(당연히 있죠, 어서 오세요)." 중국 4대 연휴 중 하나인 노동절이 시작된 지난 30일. 서울 명동 일대 등 쇼핑거리는 요우커(游客ㆍ중국인관광객)들과 이들을 맞는 유통업체 직원들로 크리스마스 못지 않게 들뜬 분위기다. 형형색색의 현수막과 다양한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일부 매장은 DJ부스를 설치해 파티장을 연상케 한다. 같은 날 '강남의 명동'이 된 신사동 가로수길 역시 마찬가지. 짙은 화장의 일본인들은 자취를 감췄고, 커다란 손수레와 백팩을 매고 쇼핑에 나선 요우커들이 거리를 가득 채웠다.

지난 30일 찾은 가로수길 라인프렌즈 스토어. 쇼핑을 마치고 나온 고객들과 입장하기 위한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요우커는 '쇼핑', 유통가는 '특수'로 "두근두근"= 가로수길은 요우커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신사역부터 트렁크를 끌고 가로수길로 향하는 모습은 연휴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가로수길 초입의 한 SPA브랜드 매장 직원은 "특별히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 없는데도 최근 요우커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분주하게 매장정리를 이어갔다. 또 다른 브랜드는 10% 할인과 각종 이벤트를 알리는 입간판을 세워두고 있었다.화장품, 미용기구 등을 판매하는 헬스ㆍ뷰티샵 직원은 "버스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내렸기 때문에 조금 있으면 손님들이 몰려들 것"이라면서 "연휴를 맞아 마스크팩이나 일부 제품들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캐릭터 상품들을 판매하는 라인프렌즈 스토어는 가로수길 매장 중 가장 붐볐다. 매장 초입에 있는 높이 3.2m의 세계 최대 크기 곰인형인 메가 브라운과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3만원 이상 구입시 아이돌 그룹 엑소(EXO)포스터를 증정하는 이벤트까지 진행하고 있어 계산대는 요우커들로 북적였다. 매장 관계자는 "중국인 고객은 항상 많은데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면 이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면서 "특히 매장 앞에 있는 곰인형과 사진을 찍기 위해 항상 줄을 선다"고 말했다. 명동 가두점과 백화점, 면세점 등도 마찬가지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최대 50% 할인 현수막을 걸고, 가두점에서는 다양한 선물 증정이나 메이크업 체험 행사등으로 특수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27일부터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중국인 고객들이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는 국내 최대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에서 중국을 상징하는 '판다' 복장을 한 20명의 연기자들이 브라스 밴드 등과 함께 퍼레이드를 진행하며 요우커들을 반겼다.

엔저로 면세점 내 일본 화장품 브랜드 매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대 인기품목은 '화장품'…브랜드별 선호도 엇갈려= 중국인들의 쇼핑백을 가장 많이 채우는 것은 역시나 '화장품'. 롯데면세점 9층 화장품매장은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매장 관계자는 "노동절 연휴가 아니더라도 9층 화장품 면세점은 항상 쇼핑객이 몰려들어 정신없다"면서 "한방 화장품은 요우커들에게 꾸준히 인기가 있고, 최근에는 색조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예인 사진을 찍어와 해당 메이크업에 필요한 제품들을 골라 달라고 하기도 한다"면서 "요우커 사이에서 인기있는 제품명을 적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한방화장품인 후(LG생활건강), 설화수(아모레퍼시픽) 등 매장에는 긴 계산줄이 이어졌다. 최근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메이크업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스타일난다), 투쿨포스쿨 등 매장에는 20~30대 여성 요우커들이 분주하게 제품을 테스트해보고 있었다. 반면, 해외 브랜드 매장의 경우 대부분 한산한 분위기. 일명 '천송이 립스틱'으로 인기브랜드가 된 이브생로랑만 요우커로 분주했고, 랑콤,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등 해외 브랜드 매장은 직원 한 두명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일본 브랜드인 SK2의 경우 엔저 탓인지 오랜 시간 고객이 한명도 방문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중국 항저우에서 왔다는 밍위엔씨는 "해외 브랜드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 면세점보다 싸지 않은 것 같아 한국 브랜드 위주로 쇼핑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마스크팩과 핸드크림을 선물용으로 잔뜩 샀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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