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눈물의 사진展'…430여점 추억을 전시하다

청산 위기에 놓인 팬택이 28일 '팬택을 빛낸 별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상암 사옥 1층에서 사진전을 가졌다. 비용은 지난 2월 임직원 바자회를 통해 충당한 이 사진전은 1990년대 '삐삐'부터 지난해 '베가 아이언2'까지 그간 팬택의 결과물들로 빼곡히 찼다. 사진은 벽면에 붙은 희망의 메시지.

"내년에도 여기서 오늘을 추억하길…" 팬택, 사진에 희망 담았다길어야 한 달 시한, 24년된 기업…임직원 자발적 전시 기획"길어야 한달" 5월부터 극소수 남기고 휴직…"정부 나설 타이밍 놓치지 말아야"[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어, 나 여기 있네." 28일 오후, 점심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가던 팬택 임직원들의 발길이 1층에서 멈췄다. 시선은 상암사옥 1층 한쪽 공간에 위치한 '베가 갤러리'에 머물렀다. 함께 제품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김장 봉사활동을 하고, 워크숍을 떠나고, 야구 동아리 활동을 하던 순간순간이 430여장의 사진에 담겨 한자리에 모였다. 갤러리를 가득 채운 사진 속 동료들의 표정은 시종일관 밝았다. 한쪽에서는 갤러리에 들른 임직원들이 색색의 물감을 손에 발라 '손도장 나무'를 만들고 있었다. "팬택, 사랑합니다!" 희망의 메시지를 써넣은 쪽지도 벽면 한가득 붙었다. 이번 사진전의 주제는 '팬택을 빛낸 별들에 관한 이야기'다. 사진전 아이디어는 사내 게시판에서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작은 아이디어에 살이 붙어 지금까지 팬택을 존재하게 한 '구성원' '가족' '제품' '고객' 등 세부 섹션으로 나눠져 전시가 이뤄졌다. 사진전 비용 역시 지난 2월 임직원 바자회를 통해 충당했다. 중앙 벽면 한쪽은 1990년대 '삐삐'부터 지난해 '베가 아이언2'까지 그간 팬택이 만든 결과물들로 빼곡히 찼다.갤러리에서 만난 한 팬택 임직원은 "그간 동료들과 함께 했던 사진들을 쭉 보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며 "희망을 담은 초록색 물감으로 손도장도 찍었다. 잘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청산 위기에 놓인 팬택이 28일 '팬택을 빛낸 별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상암 사옥 1층에서 사진전을 가졌다. 비용은 지난 2월 임직원 바자회를 통해 충당한 이 사진전은 1990년대 '삐삐'부터 지난해 '베가 아이언2'까지 그간 팬택의 결과물들로 빼곡히 찼다. 사진은 팬택 관계자가 '베가 갤러리'를 꾸미고 있는 모습.

최근 법원의 3차 매각 시도가 불발되면서 팬택의 자력 회생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얼마 없다. 길어야 한 달 남짓이다. 현재 1300여명의 임직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700여명이 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다음 달부터는 극소수 인원을 제외하고는 휴직이 불가피하다. 법원은 더 이상 팬택의 매각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르면 다음 주 채권단 등과 함께 관계인집회를 통해 청산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매각주간사 삼정회계법인은 팬택의 청산가치(1500억원)가 계속기업가치(1100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이 아니라면 청산 만이 남은 상황에서 실낱같은 희망은 정부가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창조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가운데 팬택이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면 1300여명 규모의 정보기술(IT) 중견기업 하나가 없어지는 셈"이라며 "정부가 제대로 나설 타이밍을 놓치면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산 위기에 놓인 팬택이 28일 '팬택을 빛낸 별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상암 사옥 1층에서 사진전을 가졌다. 비용은 지난 2월 임직원 바자회를 통해 충당한 이 사진전은 1990년대 '삐삐'부터 지난해 '베가 아이언2'까지 그간 팬택의 결과물들로 빼곡히 찼다. 사진은 갤러리에 전시된 사진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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