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노동운동 주축 현대車노조, 사실상 총파업 대열서 이탈…대신 공공부문 주축 될 듯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2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 3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총파업에는 공공부문이 대거 가세한다. 강성으로 지목돼온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금속노조보다는 공무원노조 등이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다. 공무원 연금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부에 맞선 것으로 풀이된다.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 서울광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열릴 총파업대회에는 금속 등 제조부문, 건설, 교육, 공무원, 일반(청소노동자), 공공의료, 비정규직 분야에서 26만명 가량의 조합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4만5000명에 달하는 노동운동 세력의 '중핵'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사실상 대열에서 이탈하면서 위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노조는 22일 열린 확대운영위에서 노조 집행부와 대의원 등 500여명만 '확대간부파업' 형식으로 총파업에 참여하기로 했다.이로 인해 조합원 2만8000여명의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가장 파업 규모가 큰 사업장이 됐다. 앞서 기아차노조 역시 총파업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전날 주ㆍ야 4시간 부분파업을 결정하고 총파업에 동참키로 했다.파업 대열의 빈 자리는 공무원들이 채운다. 연금개혁 이슈로 정부ㆍ여당과 충돌을 빚고 있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가 주축이다. 이들은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단체행동권(쟁의권)이 인정되지 않는 만큼 직접적 참여 대신 연가투쟁ㆍ조합원총회 등의 방식으로 총파업 대열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전공노는 이미 지난 7일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총파업을 선언했다. 총파업 대회 당일에는 전체 조합원 9만8000명 중 절반이 넘는 6만명의 조합원들이 각 지부별 조합원총회 등의 우회적 방법으로 총파업에 참여한다. 공공부문의 양대 축 중 하나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조합원 5만3000명 중 약 1만명이 이날 총파업에 '연가투쟁' 방식으로 참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총파업 대회 이후로도 공적연금 강화 국민대회(25일),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투쟁(27일),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촛불집회(28일), 비정규직 철폐ㆍ대학구조조정 저지 투쟁(29일) 등을 순차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총파업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합법노조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의 분위기도 심상찮다. 공노총은 지난 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84%의 찬성으로 총파업안을 가결시켰다. 다만 정부가 총파업에 대한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실제 파업대열에 동참하는 공무원ㆍ교사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날 황우여 사회부총리,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등은 공동 담화문을 내고 "공무원들이 법령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파업을 강행한다면, 이를 주도하거나 가담한 자에 대해서는 엄중문책과 함께 형사처벌도 철저히 병행해 나가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전교조 관계자도 "정부의 탄압이 도를 넘어서면서 현장 교사들이 다소 위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예상보다 참여인원이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에 민주노총은 "이는 그만큼 정권의 탄압이 심하고, 제도적으로도 파업권 보호가 취약한 한국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파업 참가자 가운데는 온전하게 파업하지 모하고 연가투쟁이나 조합원 총회, 조퇴 등의 우회적 방식으로 참여하는 조직도 있다"는 지적도 했다.한편 이날 총파업 대회 이후로도 노동시장 구조개선, 공무원연금 개혁 등을 둘러싼 노ㆍ정 간 갈등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민주노총은 총파업 대회 이후 5~6월 동안 투쟁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며, 5월1일 노동절에는 역대 최대규모인 10만명이 모이는 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총파업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노동계의 양대 축 중 하나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6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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