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주문 점점 늘어…갈아타기 유도하는 판매사도 한몫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3년 째 가치주 펀드에 투자하던 직장인 A씨는 최근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에 코스닥 편입 비중이 높은 성장주 펀드로 갈아탔다. 기존 펀드 수익률도 나쁘지 않았지만 지금처럼 상승장이 꾸준히 이어지면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다.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탈피를 노리고 있고 코스닥도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증시에 불이 붙으면서 가치주 펀드와 중소형 성장주 펀드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16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5000억원 이상 대형 가치주 펀드들에서 올해 들어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8848억원이 순유출 됐던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에서는 올해만 3134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밖에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에서는 1194억원,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자 1(주식)Class C'에서는 612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C)'에서는 282억원이 순유출 됐다. 이들은 지난해 가치주 열풍으로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으나 올해 2월부터 규모가 점차 줄더니 코스피가 2000선을 뚫기 시작한 3월부터 가파르게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대형 가치주 펀드들은 대부분 2000년대 중후반에 설정됐다. 때문에 적립식 펀드의 만기 환매 물량까지 겹쳐 자금 유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은행,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 창구에서도 다른 펀드나 ELS 등으로 '갈아타기'를 유도하면서 판매 수수료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대규모 자금 유출은 가치주 펀드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3월 한달간 2조2666억원, 4월은 10일까지 8068억원이 순유출 됐다. 코스피가 4월 들어 2040선을 상회하며 랠리를 이어가자 13일까지 8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계속될 정도다. 반면 성장주나 중소형주를 담은 펀드의 표정은 밝다. 최근 중소형주 위주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수익률도 높아지고 이에 따라 설정액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562억원을 끌어들인 '메리츠코리아 1[주식]종류A'에는 4월에만 354억원이 순유입 중이다. 같은 기간 '동양중소형고배당자 1(주식)ClassC'에는 458억원,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자 1(주식)종류C1'에는 199억원이 들어왔다. 이들은 연초이후 각각 11.12%, 21.20%, 16.62%의 수익률을 거뒀다.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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