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조사해야 한다'는 與, 사실상 이완구 총리 거취 표명 요구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새누리당이 14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이완구 국무총리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과 관련해 당 안팎에서는 이 총리가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여당이 자당 소속의 총리를 먼저 조사하라고 언급한 전례도 드문데다 내부적으로도 이 총리 거취표명 요구에 대해 격론이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총리 사퇴요구 얘기는 없었냐는 질문에 "명시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그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한건 사실"이라고 말했다.조전혁 새누리당 전 의원은 이날 한 뉴스프로그램에 출연해 "여당이 직접적으로 표현만 안했을 뿐,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달라는 의미를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여당이 총리부터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은 이대로 진행될 경우 사태가 어디로 확산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신뢰를 상실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이 총리는 성완종 전 회장의 정치자금 리스트와 관련해 성 전 회장 측근에게 무려 15차례나 전화해 내용을 물었는데, 횟수가 다소 지나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정장선 전 의원은 "측근에게 십 수 차례 전화한 것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여러 정황상 믿기 어려운 측면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또 이 총리는 13일 대정부질문에서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지원유세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곧바로 인터넷에서 유세 동영상이 뜨면서 거짓 해명이 되고 말았다.이외에 이달 말 재보궐선거는 물론, 각종 개혁과제도 앞두고 있는 여당으로서는 선을 긋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여당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 도입에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도 의미있는 변화라는 분석이다.김무성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특검보다 검찰조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최고위에서는 야당이 요구할 경우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이보다 앞선 이날 오전 여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특검 도입 요구가 강력하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이이재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검찰수사에 대한 국민 불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특검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면서 "원내지도부가 최고위에 안건을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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