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특명 '삼성금융계열사도 글로벌 M&A 적극 나서라'

'전자 실리콘밸리 혁신처럼 금융서도 선진 시장 전쟁터에 뛰어들어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손선희 기자] 전자에서 금융, 바이오 등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진에게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발한 인수합병(M&A)를 지시해 주목된다. 27일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금융 계열사 CEO들에게 삼성전자의 실리콘밸리 혁신 사례를 주목하고 글로벌 금융 시장 개척을 위해 M&A를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삼성 금융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해외 시장을 진단하고 어떻게 진출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글로벌 금융 전쟁터로 뛰어들어 M&A와 사업 기회를 모색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면서 "이에 따라 해외 선진 금융사들을 상대로 한 M&A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 수뇌부 "금융, 전자 실리콘밸리 혁신에 주목해야"= 이 부회장이 금융권 M&A를 주문하면서 실리콘밸리의 혁신 사례를 언급한 것은 실리콘밸리에서 경쟁해 혁신의 토대를 마련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금융사업 역시 모태가 됐던 선진국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실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중국, 동남아시아 등 그동안 진행해 온 신흥 금융시장에서의 현지업체 인수에 머무르지 않고 선진 금융사들 M&A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흥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금융산업의 모태가 됐던 선진국에서 성공해야 제대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삼성 수뇌부의 판단이다. 선진 금융시장 M&A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보험사들이다. 국가별로 규제가 많다 보니 해외 보험사를 인수해 네트워크와 고객사를 동시에 확보, 현지화의 벽을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최근 수요사장단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영국을 비롯해 해외 M&A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선진 시장의 금융사들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화재의 경우 이미 해외 업체 여러 군데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기업과는 막바지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자산운용은 올 들어 미국 뉴욕생명과 합작법인 추진에 나섰고,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은 세계 최대 금융재벌 가문인 영국 로스차일드가(家)와 1조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본 최대 손해보험사인 도쿄해상화재보험과 중국 국영 보험사인 중국 인민재산보험공사(PICC)의 대표 등을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 초청,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외에 삼성생명은 이미 진출해 있는 중국과 태국 시장에서의 연착륙을 시도하는 동시에 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신흥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서고 있다. ◆과감한 선진 금융 솔루션 도입, 선진 금융사와 경쟁체제 마련= 삼성그룹이 지난 2011년부터 진행해 온 '삼성금융일류화태스크포스(TF)'도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도입했던 SAP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을 금융계열사에도 도입하고 해외 선진 금융사의 시스템을 도입해 글로벌 표준을 지향하겠다는 프로젝트다. 금융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두 곳이 우선 적용 대상으로 선정됐다. SAP의 '코어 인슈런스' 모듈을 기반으로 한 보험 ERP 구축이 진행중이다. 현재 상당수 작업이 완료 됐으며 오는 2016년 말까지 구축을 마칠 예정이다.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투신운용은 기존 SAP 패키지를 적용하기 어려워 삼성SDS가 별도의 '금융ERP'를 개발하고 있다. 개발 상황에 맞춰 각 계열사들이 사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금융 일류화는 삼성전자의 DNA를 금융계열사에도 심겠다는 의도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라며 "단순히 삼성전자의 경영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맞는 글로벌 표준을 조기 도입해 해외 선진 금융사와의 경쟁체제를 갖추기 위한 것으로 오는 2016년부터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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