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프라스 'EU 자금지원 없으면 유동성 위기 온다' 압박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23일(현지시간) 열리는 독일과 그리스의 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담 결과에 따라 그리스 문제가 다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뇌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독일을 방문해 취임 후 처음으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양자회담을 갖는다. 핵심 안건은 그리스가 마지막 남은 구제금융 72억유로(약 8조6738억원)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다. 현재 돈을 받으려는 그리스와 더 혹독한 개혁안을 요구하는 국제 채권단 간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19~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참가국들은 그리스 문제를 놓고 끝장 토론을 벌였지만 성과가 없었다. 외신들은 사실상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그리스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채권국 독일이 지속적으로 그리스 긴축을 주문하며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해 22일(현지시간) 공개한 치프라스 총리의 서한에서는 그리스 정부의 긴박감이 읽힌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주 메르켈 총리에게 보낸 5장짜리 서한에서 "EU의 자금 지원 없이는 그리스가 단기 부채를 상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현금 부족으로 이달 말 지급해야하는 공무원 임금·연금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부채 상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호소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그리스 국채 매입 제한 조치로 자신들의 채무 지불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비난도 덧붙였다. 치프라스 총리의 이 같은 압박은 그리스 정부가 다음 달 초 이후 본격적인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그리스는 당장 다음 달 9일 4억6700만유로를 IMF에 상환해야 하고 이어서 줄줄이 단기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 한편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은 이날 FT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정부가 강도 높은 개혁안을 내놓기 전까지 유로존 국가들은 어떤 추가 지원안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선택지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모든 회원국들이 정해진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은 그 이상으로 더 중요한 가치"라고 역설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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