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갈아입은 LF…아직은 좀 춥다

LG패션서 사명 변경 1년…실적 개선했지만 새먹거리 없어 고심

[아시아경제신문 김현정 기자] '절반의 성공'. LF의 지난 1년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LG패션을 버리고 새로 출범한 후 만 1년 동안 체질개선에는 성과를 거뒀지만, 성장성을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의미에서다. 지난해 3월 LG패션은 그룹 상호인 'LG'와 사업 영역인 '패션' 이름표를 모두 떼어내고 미래생활문화기업을 표방, 'LF(Life in Future)'로 새출발했다. 공식적인 사명변경일은 2014년4월1일이다. '미래를 만드는 손'이라는 의미의 회사 로고도 선보였다.실적은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LF는 1조4602억원의 매출, 9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1.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3% 가량 늘었다. TNGTW, 모그, 인터스포츠, 버튼 등 일부 지지부진한 브랜드와 비효율적인 매장을 구조조정하면서 얻은 결과다. LF의 발목을 붙잡던 해외 자회사 손실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분기 58억원 수준이던 해외 자회사 영업손실은 2분기 56억원, 3분기 29억원으로 줄었으며 4분기에는 17억원 규모로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올해 LF가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간 확장 전략으로 불거진 재고와 적자매장 및 브랜드, 해외 사업의 비효율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실적 하향이 일단락 됐다"면서 "소비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에도 완만한 실적 개선을 이루면서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LF는 지난 한 해 동안 회사를 대표할만한 신규 브랜드나 사업을 론칭하지 못했다. 6월 헤지스가 일본에 진출하고, 8월 편집형 리테일 브랜드 '앳코너'를 선보인 정도다. 기존 브랜드의 눈에 띄는 성과나 히트 상품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패션 업계의 대세가 된 SPA 브랜드나 내수 침체 상황에서 돌파구로 여겨지는 키즈 브랜드 등 굵직한 카테고리에도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나은채 애널리스트는 "외형과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만한 성장동력이 부족하다"면서 "남성복 로드샵을 확대하고 라푸마 브랜드 마케팅, 편집샵 출점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적 기여 강도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영업이익 개선은 재고 자산을 정리하고 비용을 컨트롤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그러나 올해부터 그 이상의 유의미한 실적개선이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LF는 현재 악재도 없지만, 호재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LF의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F가 자체 브랜드 개발 보다는 유통 기업으로서의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사실상 닥스와 헤지스를 제외하고 대외적인 인지도가 쌓인 자체 브랜드가 없고, 대부분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유통시키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LF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오랜기간 침체돼있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을 비롯해 태국, 대만 등 해외진출을 통해 이런 위기를 돌파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미래생활문화기업'이라는 지향점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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