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밀집한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삼성전자 6년만에 물가반영없는 임금동결 13월 稅폭탄에 12달 월급마저 쪼그라들라 삼성SDI, 삼성전기 등 계열사 직원들 "유탄맞을라"범삼성가도 "우리도 삼성모델을?" 우려 유화 철강 등 실적 부진 업종 "설마 동결까지야"증권가 황제주 아모레퍼시픽 등 유통업계 "우린 무풍지대"[아시아경제 산업부종합]삼성전자 사무직 임금동결 소식에 대기업 사무직들이 떨고 있다. '13월의 세금폭탄'인 연말정산으로 2월 월급이 쪼그라든 직원들 사이에 임금인상의 실낱같은 희망마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임금협상을 진행중인 일부 대기업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적이 악화됐거나 긴축경영에 들어간 기업 뿐만 아니라 실적이 나쁘지 않은 기업에서도 임금동결 내지는 임금인상폭이 최소한의 수준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가 임금을 동결하면서 유관 계열사들인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됐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아직 동결에 대한 소문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사안은 없다"면서도 "임금상승률은 매년 삼성전자와 비슷한 추세로 흘러갔기 때문에 다들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직원들은 "삼성전자가 실적이 좋을 때에는 성과급 잔치를 했으면서, 고통은 다른 계열사도 함께 부담하라는 건가"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자업계와 범(凡)삼성가 기업 직원들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LG전자는 전날 노사합의로 올해 임금을 평균 4% 인상키로 했다. 기능직의 임금인상률은 4%이지만, 사무직은 개인 성과에 따라 임금인상률에 차이가 있다. LG전자는 S, A, B, C, D 등 5가지 단계로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인재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임금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아직까지 임단협이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실적이 좋아 성과급도 50%까지 받았다. 그러나 '위기'라는 상황이 인식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범삼성가 기업 A부장은 "사실 삼성은 인센티브 등을 고려해보면 업계를 넘어 재계 탑순위에 손꼽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지만 이로 인해 다른 기업들에게 불통이 튀어 동결 분위기가 확산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업종 분위기는 최악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해 37년 만에 적자가 나자 노사합의로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는데 직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삭감이 안된게 다행"이라는 말이 돈다. 한 관계자는 "원래 적자를 내면 직원들의 연봉을 10% 반납하는 임금유연화제도를 시행하는데 올해는 이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이것도 고맙게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노사협의가 진행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금융위기때 동결한 이후 기본적으로 3~5%씩은 올랐기 때문에 동결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고 전했다.철강업계는 동결보다는 인상폭에 관심이 많다. 포스코의 경우 보통 하반기에 임금협상을 진행하는데 지난해 8월에는 기본급을 2.5%인상하는 선에서 임협을 마무리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삼성영향권'에서 벗어나있다. 통상 노사 임금협상이 5월에 시작해 8월에야 마무리되는데 현대차임금협상이 완성차와 부품 등의 모델이 된다. 제조업과 달리 유통업계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임금협상이 노사합의를 거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동결하기는 어렵다"며 "유통업황이 2012년부터 안 좋긴 했지만 물가상승률 정도는 매년 반영해왔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세계 관계자는 "현재 노사합의 진행 중이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예년에도 물가인상률 정도는 기본적으로 올려준만큼 극단적 조치를 취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증권가의 '황제주'로 부상한 아모레퍼시픽은 날아갈듯한 분위기다. 아모레퍼시픽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당 300만원을 넘기며 '서경배 신화'로 언급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실적에 만족해하고, 직원들에게도 나누는 분위기다. 지난해는 500% 성과급을 지급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작년말 대기업 70곳을 대상으로 올해 경영기조를 조사한 결과, 긴축경영 기조를 택한 곳이 전년 39.6%에서 올해 51.4%로 크게 늘어났다. 현상유지는 42.6ㆍ에서 34.2%로, 확대경영은 19.4%에서 14.3%로 각각 감소했다. 긴축경영 기조하에서 시행계획으로 인력부문 경영 합리화를 선택한 기업들은 세부 방안으로 명예퇴직(27.3%), 인원감축(15.2%), 직무전환(12.1%), 계열사전환배치(6.1%) 임금조정(3.0%)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산업부종합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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