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 할머니의 ‘특별한 졸업식’…“못 배운 한 풀어”

충남 서산 문옥매 어르신, ‘찾아가는 배움교실’에서 한글 깨우치고 8년3개월만에 영광의 졸업장…매주 두 차례 수업에 꼬박꼬박 참석, 서산지역 11곳에서 130여명 졸업하고 189명 새로 입학

졸업식에 참석한 문옥매 할머니 등 서산 '배움교실' 학생들.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온 서러움을 누가 알겠어. 길을 걷다 보면 이제는 다 아는 글자니 또 다른 세상이 열린 기분이지.”최근 충남 서산시 수석2통 마을회관에서 열린 ‘찾아가는 배움교실’ 졸업식에서 문옥매(91) 할머니는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어려운 시절 태어나 학교 문턱을 밟아 보지 못한 문 할머니는 뒤늦게나마 못 배운 한을 풀기 위해 2006년 배움교실에 등록했다.처음엔 연필 잡는 것조차 두려워하던 문 할머니는 매주 두 차례 수업에 꼬박꼬박 참석, 8년 3개월만에 영광의 졸업장을 받게 됐다.이날 졸업식에선 문 할머니 말고도 70~80대 15명의 할머니들이 졸업장을 받았다.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은 74세다.특히 이정갑(79)·정순철(77) 할머니와 조강호(79)·김지연(78) 할머니는 동서지간으로 서로 격려와 응원으로 배움을 이어왔다.7년간 할머니들을 지도해온 김현영(43)씨는 “원고지에 한 글자 한 글자를 정성스럽게 써 넣으며 기뻐하던 할머니들과 함께 한 시간을 생각하면 절로 눈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한편 올해 서산지역 11곳의 배움교실에선 130여명의 어르신이 한글을 깨우치고 졸업장을 받으며 189명의 어르신은 새로 배움교실의 문을 두드린다.

서산시 수석2통 마을회관에서 열린 ‘찾아가는 배움교실’ 졸업식 때 최고령 졸업생인 문옥매(91) 할머니를 비롯한 15명의 졸업생들이 이완섭(뒷줄 가운데) 서산시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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