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진흙탕 싸움' 지적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인 삼성과 LG의 신경전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기술 유출, LG전자의 세탁기 파손과 관련한 검찰 수사 결과가 나란히 공개되면서 양측 핵심 계열사의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특히 양측이 1위를 다투는 디스플레이, 생활가전 분야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LG전자 '삼성 세탁기 파손' 논란, 결국 법정으로=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는 재물손괴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과 조한기 세탁기개발담당(상무) 등 LG전자 임직원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앞서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가전전시회 'IFA 2014' 기간 중 유럽 최대 양판점인 자툰사의 베를린 유로파센터·슈티글리츠 매장에서 조 사장을 비롯한 LG전자 임원진이 삼성 크리스탈블루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고소했다.검찰은 이날 LG전자가 삼성전자 임직원들을 증거위조·은닉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LG전자는 변호인을 통해 "글로벌 기업의 사장이 상대회사 직원들까지 지켜보는 앞에서 고의로 손괴를 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OLED 기술 유출 논란…삼성-LG "네 탓" 공방= 공교롭게도 같은 날 LG디스플레이(이하 LGD)가 OLED 기술 유출과 관련한 검찰 기소 건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삼성과 LG의 갈등이 격화됐다.수원지검 특수부는 지난 13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 등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이와 관련 LGD는 15일 "검찰의 수사결과 밝혀진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의 불법적이고 조직적인 자사의 대형 OLED 기술탈취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삼성은 경쟁사를 상대로 한 기술유출 수사 의뢰, 경쟁사 기술 불법 취득, 특허 소송 등 기업의 사업 외적인 수단을 통해 경쟁사 흠집내기에 힘을 쏟는 행태를 중지하고 선의의 경쟁에 나서 줄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밝혔다.삼성디스플레이는 "검찰의 이번 기소는 기업간의 통상적인 비즈니스에 대해 다소 지나친 잣대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며 "LGD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경쟁사를 모함하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맞섰다.앞서 지난 6일 수원지법이 LGD 담당임원에게 삼성디스플레이 OLED 기술 유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한 것과 관련해서는 "LGD가 스스로 무죄라고 주장하는 것은 대한민국 사법체계의 근간을 부정하는 행위로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맞섰다.삼성과 LG의 핵심 계열사들이 세탁기 파손 논란에 이어 OLED 기술 유출 논란으로 법적 소송과 공개적인 비난 등 난타전을 거듭하면서 일각에서는 외부에 '진흙탕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생활가전과 디스플레이는 양사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분야"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양측의 법적 공방은 외부에 진흙탕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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