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여 상무, 사무장에게 '승무원 잘못 인정하자'

법정서 박 사무장과 대화 녹음파일 공개

조현아 2차공판 호송버스[사진=백소아 기자]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땅콩회항' 공판에서 박창진 사무장에게 대한항공 여모 상무가 국토교통부 조사 시 거짓 진술을 강요한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오성우)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공개된 녹음파일에서 박 사무장이 "국토부 등 국가기관에 거짓으로 해도 되냐"고 묻자 여 상무는 땅콩회항 사태에 대해 "(게이트 리턴이)인명탑승·안전상 문제 안 된다"고 답했다.녹음파일에 따르면 박 사무장은 울먹이며 "저 죽을 거 같습니다. 제가 서비스 실패한 거 책임지겠다고 말씀 드렸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여 상무는 "완화해서 얘기하라는 거지"라면서 "거짓 진술을 하라는 게 아니야 그냥 좀 논리적으로 해서 전체적인 사태를 수습하자는 거지"라고 회유했다. 이어 여 상무는 "어느 정도 우리(조 전 부사장 하급자) 잘못 있다는 거 인정하고 하자는 거야. 그래야 부사장이 덜 할 거 아니야"라며 진술의 방향을 제시했다. 여 상무는 이 사태에 대해 "이게 사람 죽인 거야 뭐야. 아무것도 아닌 거야"라며 "다만 기사 나다보니까 문제가 커진 거야"라고 박 사무장에게 말했다. 여 상무는 또 "처음에 당신이 부사장 말렸는데 이런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고 박 사무장은 이에 "하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해 12월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20여분간 승무원들에게 폭언·폭행 등 난동을 부리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도 받아 지난 7일 기소됐다.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주도한 여모 객실담당 상무(58), 대한항공에 국토부 조사 상황을 알려준 국토부 김모(55) 조사관도 함께 기소됐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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