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높은 임대료 탓에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매출 규모 2조원의 거대 유통망으로 성장하면서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관문이 됐다는 평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인천공항공사 면세점 운영권 입찰에 롯데, 호텔신라, 신세계, 한화 등 대형 유통 4사가 입찰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세계 면세업계 1위 DFS그룹과 2위 듀프리, 동화면세점, 하나투어와 화장품 업체인 토니모리 등 10개 기업의 컨소시엄인 'SME'S듀티프리', 토종 화장품업체 참존, 엔타스 듀티프리, 대구그랜드호텔 등 관련 업체 및 컨소시엄이 입찰전에 뛰어들었다. 새주인을 기다리는 면세점 자리는 총 12개 구역이다. 8개 구역은 대기업에, 4개 구역은 중소·중견기업에게만 배정된다. 경쟁은 뜨겁지만 사실상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임대료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공사 측 발표에 따르면 총 1만7394㎡ 넓이의 12개 면세 사업장(78개 매장) 임대료 하한선은 연간 7086억원. 평당(3.3㎡) 1억3444만원수준이다. 현재 입점업체들이 내는 임대료보다 15% 가량 높다. 입찰 업체들이 가격경쟁에 나설 경우 임대료는 더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와 호텔신라 역시 매년 200억원 수준의 적자를 보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2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세계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섰지만, 입점업체 입장에서 '남는 장사'는 못한 셈이다. 그러나 연간 40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수출 확대를 위한 필수 관문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국내 소비시장 침체로 각 유통업체들이 중화권 등 외국인 소비자들의 지갑을 쳐다보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은 값비싼 '글로벌 쇼윈도'가 된 셈이다.존립을 위해 세계 시장 진출이 필수가 된 화장품 업계의 경우 더욱 적극적이다. 입출국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눈에 띄고 긍정적으로 입소문이 날 경우 임대료 이상의 수익성이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참존이나 토니모리 등 중소 화장품 업체들이 비싼 임대료를 각오하고 입찰에 나선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은 소비자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 아니라 세계 면세점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배경이 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대형 업체들 뿐 아니라 중소형 업체들도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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