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없이 만장일치 동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가 1월 기준금리를 2.0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동결'을 주장해 소수의견은 없었다. 취임 이후 열번째 금통위를 주재한 이 총재는 금리동결의 배경으로 "현재 한국경제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저물가도 공급측 요인에 기인을 하기 때문에 직접적 통화정책대응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전망치인 3.9%보다 0.5%p 낮은 3.4%로 내렸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1.9%로 대폭 내렸다. 향후 정책방향과 관련해서는 "국제유가와 주요국이 통화정책 변화 등 해외 위험요인, 경제 내의 유휴생산능력 추이, 가계부채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내수 중에서 어떤 부문이 특별히 더 나쁘다고 평가하나▲내수 중 소비가 취약하다고 본다. 소비를 어떻게 진작시킬 것이냐. 단기적으론 가계소득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하는게 맞지 않겠느냐. 그 고리는 기업투자가 더 활성화되는 쪽에서, 그래서 고용과 소득이 같이 선순환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취약한 소비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고리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환율에 대한 평가는▲환율은 통화별로 보면 위아래로 움직이는 게 사실이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데, 단지 원·엔환율 수준은 눈여겨보고 있다. 최근에는 조금 주춤했지만 앞으로의 원·엔환율 변동이 어떻게 될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부동산 경기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부동산 경기는 소비심리와 직접적 소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팩터다. 가계의 자산이 상당부분 부동산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그렇다. 부동산 규제가 많이 완화됐고 부동산 관련 법안, 소위 부동산 3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금년에는 부동산 경기는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유휴생산능력이란 표현에 대해 설명해달라▲유휴생산능력을 통화정책방향 문구에 처음 집어넣었다. 유휴생산능력이란 것은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추가생산할 수 있는, 인플레 압력을 판단하는 그런 수단으로 이용되는게 유휴생산능력인데, 지금까지 인플레 압력 판단 지표로 GDP갭을 주요 판단 사항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잘아다시피 이건 실제GDP와 잠재GDP의 차이인데, 잠재GDP가 관측이 불가한 지수다. 모형이라던가 추정기법이라던가 상당히 오차가 크고 불확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한 GDP갭의 한계를 보완하는 노력을 쭉 해왔고, 앞으로도 그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인플레 압력 판단지표를 여러각도에서 판단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하면 된다. -물가안정목표치가 낮아진다면 기준금리 수준도 낮아지는 것인가▲내년 이후에 적용할 물가안정목표를 연구해서 마무리짓겠다고 누차말씀드렸다. 이 물가목표라고 하는 것은 중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조적인 변화를 감안해서, 국민경제에서 가장 적합한 인플레이션을 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화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물가든 생산이든 단기적인 경기변동에 대응하는 그런 정책이 되겠다. 그래서 시계의 차이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물가안정목표와 기준금리 조정여부를 곧바로 연결시킬 순 없다. -구조개혁이 단기적으로 경기둔화를 불러와, 통화정책으로 하방위험을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구조개혁이라는 것은 경제에 내제된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조개혁이 곧바로 경기둔화를 초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1997~8년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적 있다. 그런 위기시 구조조정은 경기에 영향을 주겠지만, 최근 논의되고 있는 것은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둔화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작년 10월에 한 3.9%전망이었습니다만, 가장 큰 여건 변화가 유가가 급락한 요인이 되겠고, 수정전망을 내놨는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3.4%를 낸 주된 요인은 4·4분기 성장률이 낮아진 것이 금년 성장률 전망에 영향을 준 것이다. 가장 주된 이유는 세수부족에 대한 정부지출, 단통법에 따른 영향도 거기에 많은 영향을 줬다. -환율과 물가의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는 원화가 대체로 약세 흐름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최근의 저물가 현상은 명백히 저유가의 영향이 가장 크다. -현재 물가수준이 경기를 부양을 하는데 부족하지 않다고 보나▲소위 금리 수준이 적정하냐고 물어볼 때 여러 지표를 보게 된다. 금융시장상황지수도 있고 신용증가 추세라던가 여러가지 관련지표로 봤을 때 현재 금리 수준은 실물경기 수준에 비춰볼 때 부족하지 않다. 그렇게 보고 있다. -유가하락의 영향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석유화학이나 정유업종은 유가하락으로 인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유가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수입국이다. 유가하락은 실물경제에 도움을 주는 것은 명백하다. 성장률 측면에선 가계실질 소득 높이고, 기업입장에서는 생산코스트를 낮춘다.-성장률 물가상승률 전망 하방리스크 높은 거 아닌가▲성장과 물가 전망을 말씀드렸습니다만, 항상 상방리스크 하방리스크가 같이 존재하는게 사실이다. 나름대로 균형적으로 봐서 내놓는 베이스라인 전망이 되겠다. 상하방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다. 물가전망 참 어려운데, 올해도 유가와 농산물가격, 공공요금을 변수로 보고 있다. 공공요금은 유가와도 관련이 있다. 이 물가에 관해서는 편차가 있을 것으로 보는게, 유가의 향방이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렇다. 유가가 이렇게 떨어질지는 얼마전까지는 몰랐다. 상·하방리스크 공존하는데 어느쪽이 크다고 보긴 어렵다-3년물 국고채금리 2% 밑으로 떨어져 사상최저를 기록하는 현상에 대해서 정책부담을 느끼지 않는지 궁금하다▲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진 게 주된 요인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한때는 2% 밑으로 떨어졌는데, 저희들이 금리 결정할 때 성장 물가, 금융안정까지 고려해서 운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씀을 드리겠다. -저성장 저물가가 계속된다면 제로금리수준의 양적완화가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하다고 보나▲우리는 선진국과는 다르다고 봐야 한다.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제로금리까지 가는 것은 상정하지 않고 있고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선 50bp 인하까지 점치고 있다. ▲경제흐름이 지속될 것을 전제로 해서 말씀드린 것이다. 만약 그 흐름에서 벗어나서 성장경로를 크게 이탈하다면 통화정책적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금리 동결 결정 요인은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저물가도 공급측 요인에 기인을 하기 때문에 거기에 직접적 통화정책대응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유가 하락에 대해선 왜 한은이 전망을 제대로 하지 못했나▲유가는 독자적인 전망이라기보다는 유가에 관한 국제적인 전문기관이 있다. 기관들의 전망치를 보고, 그 중에서 논리적으로 가장 맞는 예측치를 사용하게 된다. 10월초 전망할 때 그 기관들의 전망치를 참고했고, 사실상 그렇게 떨어질 것이라곤 예상 못했다. 쭉 복기를 해보니 사우디에서 감산을 안하기로 한 것이 급락세를 가파르게 했다. 80년 이후 국제유가 크게 떨어진 것이 석유수출국이 생산량 조정 카드를 들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것들 감안해서 전문기관들도 그렇게 하지 않았나고 생각한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늘 반복하는 말이지만, 최근 수년간 가계부채가 소득증가율을 웃돌아서 가계부채가 증가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재부와 성장률 전망이 비슷해졌는데 기재부와 경기인식 큰 차이가 없는건가?▲성장전망에 차이가 있는데 주된 이유는 4·4분기를 어떻게 봤느냐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본다. 그렇게 보면 금년도 경제를 보는 시각에 대해서 기재부와 우리의 차이는 크게 없다고 본다. -GDP 마이너스 갭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나▲4·4분기 경기가 좋지 않아 GDP 마이너스갭 해소시기는 이연됐다. 늦춰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금융중개지원대출 가능성이 있는 것인가?▲금리 외에 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무엇이 있느냐, 그외 보완하는 수단으로서 금융중개지원 대출제도나 공개시장조작 정책을 갖고 있다. 주된 것은 금리정책이고 보완하는 의미로서 이런게 있고 그 중에서 중개지원대출제도로 성장세를 지원해 온게 사실이라는 원론적인 말씀만 드리겠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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