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脫가전' 선언한 가전전시회 CES

오늘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 CES 2015의 화두는 '탈(脫)가전'이다. 무인항공기 드론부터 스마트카, 3차원(3D) 프린팅, 웨어러블 기기 등 각종 정보기술(IT) 융복합 제품이 대세다. 올해 49회째인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가 가전제품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변화를 주도하는 역설적 상황이다.  국가대표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넓은 전시공간을 확보해 주력제품을 배치했다. 삼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맞서 인텔과 공동 개발한 스마트기기 운영체제(OS) 타이젠을 처음으로 적용한 스마트TV를 선보였다. 세계 1위인 TV를 시작으로 냉장고, 세탁기 등과 연동하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LG전자는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OLED TV를 선보였다.  올해도 중국 업체들이 여러 분야에서 한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TV 제조사인 하이센스와 TCL, 스마트폰 업계의 다크호스인 샤오미와 화웨이 등은 더 이상 낯선 이름이 아니다. 이들 업체는 품질과 기술력에서 세계적 메이커와 어깨를 겨루고 있다. 삼성ㆍLG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계속 앞서가려면 기술력을 갖춘 국내 중소기업들과의 협력 체제가 긴요하다. 자동차가 엔진 성능만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지났다. 원격 자동주차 및 보행자 경보 시스템 등 첨단 전자제품이 줄줄이 장착되면서 자동차의 전자제품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가 올 CES에 별도 부스를 마련하고 정의선 부회장이 찾는 이유다.  CES 2015의 주제는 '빠른 혁신: 파괴할 것인가, 파괴당할 것인가'다. 살벌하지만 글로벌 경제전쟁터의 엄연한 현실이다. 경쟁업체에 먹히지 않으려면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갖춰야 한다. 신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여 활용하느냐도 중요하다. 행사를 주관하는 미국가전협회가 사상 처음 드론 전시관을 둔 것은 드론이 군사용을 넘어 통신중계, 항공촬영, 교통관제, 배송 등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올해가 상업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판단해서다. 적지 않은 선진국 금융 전문가들이 CES를 찾는 것도 머지않아 IT 기업들이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를 밀어내고 금융의 주역으로 등장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금융당국은 이제야 핀테크(금융+기술) 관련 규제완화를 외치고 있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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