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나주석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지도부를 뽑는 내년 2·8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사흘 앞두고 유력 당권 주자인 정세균 의원이 26일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은 양강 구도로 좁혀질 전망이다. 문재인·박지원 의원은 정 의원의 불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주말께 당 대표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정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출마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문·박 의원과 '빅3'로 불리며 차기 당권을 노리던 정 의원은 불출마를 요구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와 향후 정치적인 셈법을 고려해 이번에는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정 의원은 "저는 국민의 요구와 당원 동지 여러분의 열망에 부응하고자 2·8 전당대회의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며 "우리 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혁명적 수준의 혁신과 통합에 도움이 된다면 이 당의 문지기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혁명과 승리를 위해 작은 밀알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정 의원은 "어떤 역경과 고난이 있더라도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 창출을 해내야만 한다"며 "그 길만이 피땀으로 이룩한 대한민국을 소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시 경제를 살리고 민주주의를 회복시켜야 한다"며 "저희 당에 부여된 역사정 소명"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리멸렬한 야당이 바로 서야 한다"며 "갈 길을 잃은 야당이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다시 모아야 하는 그 시작이자 마지막 기회가 2·8 전당대회"라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분열에서 통합으로, 좌절에서 희망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정 의원은 "저는 합리주의자로, 정치세계에서 합리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이를 위해 경청하고, 판단하고, 결심하고, 실천해왔다"면서 "이번에 당 대표 도전을 마음먹었던 이유도 역사적 퇴행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정치와 분열과 갈등의 위기에 직면한 우리당을 구하는 것이 제 정치의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소회를 밝혔다.그럼에도 불출마를 결심한 데 대해 그는 "냉철한 숙고의 시간을 가지면서 당원 동지 여러분의 뜨거운 목소리를 듣고 간절한 눈빛을 봤다"면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새정치연합의 '혁명'이었다. 전대 혁명을 통해 총선과 대선을 이기자는 열망이었다"고 전했다.아울러 "저의 신념을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저는 정권 교체의 길에 밀알이 되기로 결심했다"며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분열이라는 악마와 싸우고, 좌절이라는 유령과 맞붙고, 과거의 환상을 부수는 데 앞장서겠다. 이번 전당대회가 통합과 희망, 미래를 함께 녹이는 혁명적 용광로가 되도록 미력이나마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당 안팎에서 문·박 의원도 함께 불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 의원은 "다시 분열하고 갈등하고 편가르기 하는 전당대회가 아닌 통합과 희망, 미래로 가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면서도 "다른 분의 출마 문제는 그 분들이 다 중진 의원이고 무게 있는 정치인이라 자신들이 판단할 일"이라는 답으로 대신했다.문 의원은 일찌감치 출마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의 한 측근은 "문 의원은 출마에 대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며 "후보자 등록일 직전에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은 "문 의원이 출마와 불출마 사이에서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고심했지만 출마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가 강해 보였다"고 말했다.출마를 이미 기정사실화한 박 의원은 28일 오전 공식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박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친노(친노무현계)와 비노의 계파 대립, 무기력한 여야 투쟁 등으로 민심과 당심에서 멀어진 지금의 당으로는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며 "우리 국민은 강한 야당을, 당원은 통합 대표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새정치연합은 29~30일 후보 등록을 받고, 후보가 많은 경우 1월7일 예비경선(컷오프)을 치를 예정이다. 이날 현재까지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의원은 이인영·조경태 의원 둘이다. 친노 진영에 맞설 '다크호스'로 꼽히는 김부겸 전 의원도 불출마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박영선·추미애 의원 등 여성 의원은 막판까지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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