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달 28일자로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했다. 4년 연속 기록이다. 12월 초에 1조달러를 넘어선 2011~2013년과 달리 올해는 11월 말에 해냈다. 세계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지난해보다 8일 빠른 최단기간 1조달러 달성 기록을 세웠다. 연간 무역 규모도 1조100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니 일단 축하할 일이다. 문제는 최근 수출입 내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져 경제의 성장과 고용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당장 일본발 엔저 여파와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위축 우려가 현실화했다. 지난달 수출 빅4 지역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중국ㆍ일본ㆍ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대일본 수출(-24.2%)은 4분의 1가량이 급감했다. 대중국 수출도 감소세(-3.2%)로 돌아섰고, 대EU 수출은 지난 9월 이후 석 달 내리 줄었다. 빅3 수출전선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더구나 11월에는 1월 이후 처음으로 수출(-1.9%)과 수입(-4.0%)이 동반 감소했다.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큰 탓에 불황형 흑자의 조짐까지 보인다.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은 증가하는 반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자재 수입액이 감소한 결과라지만 수출 못지않게 수입 동향도 주의 깊게 살펴볼 일이다. 내년 수출환경은 올해보다 좋지 않다. 무엇보다 100엔당 930원대 중반까지 떨어진 엔화가치가 일본의 엔저 드라이브 정책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원ㆍ엔 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구조다. 우리의 주력 품목인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 수출이 부진한 것도 걱정을 더한다. 수출입 모두 중국에 편중된 교역구조를 바꿔 나가야 한다. 가공무역 비중을 줄이고 품질 좋은 소비재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중국 이외 다른 아시아 국가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 주요 경제권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특정 산업과 대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중소 수출업체들이 체감하도록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 정치판의 이전투구가 수출현장의 열기를 어지럽히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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