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 한쪽은 기회, 한쪽은 문책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로 부품 계열사간 표정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모두 삼성전자 실적 악화에 따른 후폭풍이 고스란히 미쳤지만 한쪽은 유임과 승진을, 나머지 한쪽은 교체 카드를 받아서다.
삼성전자
1일 삼성그룹은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유임하고 최치준 삼성전기 대표를 교체, 새 대표이사 사장에 이윤태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을 올렸다.하지만 인사 후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간 서로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똑같이 실적 악화를 겪었는데 누구에게는 기회를, 누구에게는 문책이 주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이는 직원들 사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실제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모두 지난 3분기 저조한 실적을 겪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6조25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93%가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에도 못 미쳐 사실상 적자만 면했다. 삼성전기 역시 매출 1조7200억원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18%가 넘게 줄었고 영업손실도 690억원을 기록했다. 경영진단 과정도 비슷하다. 삼성전기는 지난 6월 이미 진행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11월부터 받고 있다. 경영성과를 점검하고 개선점과 향후 사업 방향을 모색하는 컨설팅이라는 게 양사의 입장이지만 최근 악화된 실적과 무관치 않다.하지만 업계에서는 대표이사간 임기 차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우선 박동건 사장의 경우 대표이사직을 맡은 지 불과 1년으로 성과를 뽑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는 데다 최근 소형 OLED 패널 분야에서 신기술을 내놓고 있는 등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흔적이 보인다.반면 올해 3년째를 맞은 최치준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삼성전자 실적이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삼성전자 외 거래선 확보 등 실적 악화를 조기에 진화하지 못하고 대비하지 못한 책임을 문 것으로 해석된다.엇갈린 사장단 인사로 양사의 조직개편 역시 다른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유임이 결정된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신기술을 연이어 내놓은 소형 OLED 패널 분야 등 기존 경쟁력 강화를 기반에 둔 조직개편이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 외 거래선 확보 등 실적 악화를 조기에 진화하지 못한 삼성전기는 해외 거래선 확보와 그룹 차원에서 주력하고 있는 사물인터넷 부문의 조직 강화 등 큰 손질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 관계자는 “똑같이 성과가 부진하더라도 성장 가능성, 개선 가능성까지 고려된 인사”라며 “개인에게는 문책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새 기회가 주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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