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월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2기 중장기전략위원회 제1차 회의' 시작에 앞서 김인호 민간위원장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경제수석과 보좌관으로 호흡을 맞췄던 김인호·최경환 두 명의 전·현직 경제사령탑이 박근혜정부에서 다시 뭉쳤다. 지난 21일 출범한 정부의 제2기 중장기전략위원회에서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인호 전 경제수석은 민간위원장으로, 최경환 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 측 당연직 위원장을 맡게 됐다.최 부총리에게 김 위원장은 행정고시와 경제기획원의 대선배이자 상사였다. 김 위원장은 행정고시 4회 출신으로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과 소비자보호원장, 철도청장, 공정거래위원장,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최 부총리는 행시 22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근무하다 김영삼 정부 마지막 해인 1997년 김인호 당시 경제수석을 보좌하면서 엘리트 코스를 밟는 듯했지만 외환위기를 앞두고 김 전 수석이 퇴임하면서 공직에서의 조우는 이뤄지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현재까지 민간 연구 분야에서 다양한 직책을 맡으면서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규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경제원로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최 부총리도 경제관료와 언론, 정치까지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명박 정부 지식경제부 장관에 이어 박근혜정부에선 경제를 총괄하게 됐다.21일 출범식에서 최 부총리와 김 위원장 모두 이번 위원회의 역할이 그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최 부총리는 영국의 문학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에 적혀있다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는 구절을 소개하며 "후세대들에게 '때를 놓치고 시간을 허비한 죄'를 짓지는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점점 뜨거워지는 냄비 안의 개구리처럼 둔감하게 지내다가 벼랑 끝에 몰리고서야 현실을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마음"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향후 몇 년간의 방향설정과 정책대응이 우리 경제 발전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시스템적이고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미래비전과 실천방안을 마련하는 데 위원님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도 이에 화답했다. 그는 "과거 정부에서의 경험과 그간 민간부문에서의 연구 활동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성과가 이번 위원회의 활동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부총리가 꾸린 위원회의 운영에 대해서도 그간 정부의 각종 위원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위원회의 역할과 관련해선 "우선 경제의 장래는 예측의 대상이 아니라 선택의 대상이라는 점, 한국 경제의 모든 문제는 경쟁력의 문제 즉 경쟁력 발굴·유지·발전으로 집약된다"면서 "'경쟁력은 오로지 경쟁적 구조에서만 나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원회의 활동 과정과 결과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공론의 조성 여부가 위원회의 승패를 좌우하는 큰 요소가 되리라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장기전략위원회는 중장기적 시계(視界)에서 대내외 도전요인을 점검ㆍ분석하고 미래대응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민관합동기구다. 제1기 위원회는 향후 30~40년을 시계로 분야별 대응방안을 담은 '대한민국 중장기 정책과제 보고서'를 2012년 12월에 펴낸 바 있다. 이번 2기 위원회는 5~10년의 시계에서 보다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현 정부 내에서 즉시 실행해야 하는 과제도 발굴할 계획이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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