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형 '항상 죽을 듯이 연기‥변신 간절히 원해'(인터뷰)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영화 '봄'은 몸과 마음의 병을 얻어 삶의 희망을 잃은 조각가가 한 여인을 만나며 힘을 얻고 변화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작품을 통해 신인 배우 이유영이 뜨거운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박용우와 김서형을 빼놓고 이 영화를 얘기하는 건 어리석다. 두 사람은 대중들에게 각인된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무엇보다 조각가의 아내 정숙 역을 맡은 김서형의 변신이 놀랍다. 겉은 유하고 따뜻하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강인한, 잔바람에 흔들리는 일이 없는 여인이다. 남편에 대한 깊은 사랑과 확고한 신뢰, 그를 살리고 말겠다는 의지는 많은 여성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기 충분했다. 김서형은 지금껏 '아내의 유혹'이나 '기황후' 등을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연기해 많은 이들에게 '강한 여자'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실제로 그를 만나보면 놀랄 만큼 여린 구석이 많다. 풍부한 감성과 연기에 대한 욕심이 넘쳐나 '천생 배우'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정숙의 심리에 대해 이해가 잘 가지 않던 때도 있었지만, 조근현 감독은 한마디로 상황을 정리했다. "조각가의 아내들은 대부분 이렇다"고. 그 말에 김서형은 온전히 정숙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그의 표현에 의하면) 촬영장에서 자유롭게 놀았다.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난 김서형은 "배우는 계속 움직여야 한다. 나 스스로도 연기 해왔던 부분에 대해서는 풀고 싶어하는 부분이 있다. 남들이 볼 때는 이상이고 욕심이라 말할 수 있지만 모험하고 싶고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를 하고 싶다. 두 장짜리 작은 영화더라도 시나리오를 봐서 좋으면 (열정이) 끓는다"고 털어놨다.그는 '봄'을 찍는 한달간 너무 좋았다고 회상했다. '기황후' 출연 당시에는 캐릭터 고민에 애를 많이 썼다. 20대에 방송국에 입성했지만 30대에 일을 풀어가기 시작한 김서형은 "배우는 뭔가를 해놔야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동안 쌓아둔걸 '아내의 유혹' 신애리로 폭발시켰죠. 제가 언제 어디 가서 그렇게 소리를 지르겠어요. 그런데 그러고 나니까 '너무 이미지가 고착화되서 몇 년은 힘들지 않겠나' 하는 얘기도 들었어요. 직업이 배우고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는 건데, 하고 나서의 반응을 보면 나만 다친 것처럼 보이는 거 같기도 하고..끝내놓고는 스스로를 안타까워했죠."배우에게 가장 위험한 건 이미지의 고착화다. 하지만 배우가 변신을 할 수 있는 건 작품을 통해서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배우의 새로운 면모 또한 보여줄 수 없다. 강한 이미지 때문에 상반되는 역할에는 쉽게 캐스팅이 되지 않아 그는 외롭고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고 했다.하지만 김서형은 '봄'을 통해 자신의 다른 면을 보여주는데 성공했고, 앞으로도 작품을 통해 해소하고 변화해 나가려 한다."저는 항상 죽을 듯이 연기해요.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일을 선택한 건 난데 겪는 거에 준비가 안돼있어 슬럼프가 온 적도 있어요. 사람들은 '죽을 듯이 해서 다음 작품 할 때 힘들지 않냐'고 물어요. 하지만 그렇게 안하면 여기서 어떻게 살아남죠? 그런 고민을 하며 수없이 고행의 시간을 거쳤어요. 또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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