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15일(현지시간)이면 시진핑(習近平)이 중국 국가주석으로 등극한 지 2주년되는 날이다. 임기 10년 가운데 겨우 2년이 지나는 시점이지만 시 주석은 안으로 반(反)부패 운동을 강하게 밀어붙여 권력 강화에 나서고 이로써 개혁 기반 마련에 상당한 속도도 내고 있다.대외적으로는 강해진 국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꿈' 너머 '아시아·태평양의 꿈'까지 제시할 만큼 시 주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대응하고 있다.◆부패척결로 권력 강화, 개혁 분위기 조성=미국 CBS 뉴스는 시 주석이 집권 2년 만에 부패척결 운동을 매우 빠른 속도로 강도 높게 진행해 권력 공고화까지 꾀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의 현 정부가 부정부패 및 허례허식 척결을 위해 도입한 '8항 규정(八項規定)' 위반으로 처벌 받은 당원은 시 주석 집권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총 8만2533명이다. 이들 가운데 당에서 혹은 현업에서 축출되는 징계를 받은 공직자가 상당수에 이른다.부패척결 운동에 '호랑이(고위관리)'에서 '파리(하급관리)'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한다는 게 시 주석의 원칙이다.시 주석의 부패척결 운동은 지난달 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법치 강화를 강조하면서 한층 탄력 받게 됐다. 이는 곧 시 주석의 권력 공고화로 이어진다.홍콩의 영자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근 4중전회에서 강조된 중국식 법치국가 건설과 관련해 시 주석이 권력을 굳히고 반부패 운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한몫한다고 해석했다.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7일자 아시아판에서 커버스토리로 시 주석의 강해진 권력을 다루며 그가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가장 강한 권력을 지닌 중국 지도자라고 평했다.시 주석의 강한 권력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전반적인 개혁 심화의 잡음을 제거하는 효과도 내고 있다. 중국은 최근 후강퉁(홍콩과 상하이 주식시장 사이의 교차 거래) 같은 파격적인 금융개혁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시 주석은 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개혁소조)의 조장으로 회의를 주재하며 개혁과 관련해 강조할 사항도 직접 전하고 있다. 개혁소조란 중국의 개혁을 전면적으로 지휘하는 조직이다.
◆'중국의 꿈' 너머 '아태의 꿈' 제시=시 주석은 내부 권력을 공고히 하고 대외적으로 강해진 중국의 힘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데도 힘쏟고 있다.그는 주석 취임 당시 '중국의 꿈(中國夢)'을 제시하며 국가부강, 민족진흥, 인민행복 실현이 중국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개최를 계기로 '중국의 꿈'에 대외적 요소까지 추가해 '아태의 꿈(亞太夢想)'이라는 새로운 비전도 만들었다.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은 '아태의 꿈'이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시아 지역 경제 주도권을 미국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엿보인다는 것이다.시 주석의 아시아 경제 주도권 확보를 위한 대외 행보는 과감하기 이를 데 없다. 이번 APEC 회의에서 중국은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 로드맵을 채택하고 많은 국가의 지지도 이끌어냈다.게다가 중국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WB)·아시아개발은행(ADB)에 맞설 자국 주도의 500억달러(약 54조7750억원) 규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중국은 이른바 '실크로드 기금'으로 400억달러도 출연해 중앙·동남 아시아에서 사회기반시설 건설 및 금융 협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시 주석은 외교·안보에서도 국제사회 주도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의 새로운 관계 설정인 '신형 대국관계'의 구체화를 당당하게 요구했다.중국은 지난해 11월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선포해 동중국해·남중국해에 대한 자국의 입장도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최근 홍콩에서 일어난 민주화·반(反)중국 시위에 대해 서방이 큰 목소리로 지지하려 들자 중국은 이를 '내부문제'로 규정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며 단호하게 밝혔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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