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진출 결정 김광현, SD와 연봉 협상 앞둬…보직 미정, 팀에 위력적 왼손 없어 선발 가능성 충분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SK 와이번스 왼손투수 김광현[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김광현(26·SK)은 메이저리그에 가기로 했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꾸었던 꿈을 버릴 수 없었다. 미국 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그를 불렀고, 김광현은 응답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계약기간과 연봉 등 세부 협상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미국으로 넘어가면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이 기다린다. 김광현은 "신인 때의 자세로 돌아가 준비하겠다"고 했다.◆ '투고타저'의 팀 파드레스 = 파드레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으로, 올 시즌 77승 85패(승률 0.475)를 기록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1위ㆍ94승 68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2위ㆍ88승 74패)에 이어 3위였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마지막 시즌은 2006년이다. 팀 컬러는 전형적인 '투고타저'다. 올 시즌 팀 타율은 0.226로 메이저리그 전체 서른 개 가운데 최하위, 홈런은 108개로 28위에 그쳤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3.27로 전체 4위, 선발투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실점) 횟수는 총 아흔한 번으로 9위에 올랐다. 홈구장인 '펫코 파크'는 투수에게 유리한 경기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파울 지역이 넓고, 바다가 가까워 습도가 높기 때문에 타구가 잘 뻗어나가지 않는다. 김광현이 펫코 파크 마운드에 서게 된다면 유리한 가운데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주 경기를 하게 될 다저스의 홈구장 다저스타디움과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AT&T 파크도 투수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기복이 심하기는 하지만, 파드레스는 홈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홈경기 성적은 48승 33패(승률 0.592)로, 원정경기(29승 52패·승률 0.358)보다 월등히 성적이 좋았다.◆ 메이저 신출내기가 받을 돈은? = 길고 지루한 협상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연봉이 파드레스의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금액인 200만달러(약 22억원)보다 낮으라는 법은 물론 없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SK 와이번스 왼손투수 김광현[사진=김현민 기자]
관례에 비춰 보면 계약 기간 2~3년에 '기본급+업적수당(인센티브)'로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조건으로 '25인 선수명단(메이저리그 출전 선수 명단) 진입'이나 '메이저리그 출전 경기수' 등이 달릴 수 있다. 국내 프로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계약서에 '마이너리그 강등 조항(성적이 나쁘거나 부상이 있으면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도 있다는 조항)'이 담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48)은 "젊은 선수이기 때문에 4~5년 계약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장기계약은 팀으로서는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며 "현재로서는 기본급에 인센티브를 받아 몸값의 총액 규모를 올리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 왼손의 이점을 살려야 = 협상은 에이전트(MDR매니지먼트 멜빈 로만)의 몫이다. 진짜 메이저리그 진출은 경쟁에서 살아남았을 때의 얘기다.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것은 김광현의 몫이다. 내년 초 스프링캠프가 중요하다. 선발투수든 중간투수든 김광현의 보직도 이 때 결정될 것이다. 김광현은 "보직은 상관 없다"고 했지만 선발투수 뛰고 싶어한다. 구단도 김광현이 한국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했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선발투수로 기용할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다. 송 위원은 "구위나 가능성에 따라 선발 자리를 꿰찰수도, 마이너리그에서 좀 더 선발 경력을 쌓도록 할 수도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몸 상태를 보이는 것이 최우선과제"라고 했다.김광현에게는 왼손투수라는 이점도 있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 선발진으로서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투수는 이안 케네디(30·13승 13패 평균자책점 3.63)와 타이슨 로스(27·13승 14패 평균자책점 2.81)다. 선발 가운데 왼손투수였던 에릭 스털츠(35)는 서른두 경기 8승 17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하고 시즌 뒤 방출됐다. 현재의 정황상 김광현이 선발로 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메이저리그에서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왼손만 가지고 이길 수는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손투수 제시 한(25·14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3.07), 오드리사이머 데스파이네(27·16경기 4승 7패 평균자책점 3.36), 왼손투수 로비 에를린(24·13경기 4승 5패 평균자책점 4.99) 등을 이겨내야 길이 보인다.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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