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소치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에 참가했던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36)가 4년간 선수 자격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사유는 성적 조작이다. 국제스키연맹(FIS)은 11일(현지시간) "청문위원단의 논의 결과 지난 1월17일~1월19일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네 차례 대회전 경기에서 메이의 성적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태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메이는 2002년 아버지의 국적을 따라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려 했지만 태국올림픽위원회가 영국 시민권 포기를 요구해 뜻을 접었다. 하지만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이중 국적을 허가받아 스키 국가대표로 뛸 수 있었다. 메이가 태국 국적을 고집한 데는 이유가 있다. 국제스키연맹(FIS) 점수 순위 상위 500위권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없다. 이런 나라들은 올림픽 알파인스키 회전과 대회전 종목에 남녀 선수 한 명씩 출전시킬 수 있다. 단 FIS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 다섯 번 이상 출전해 평균 140점 이하의 성적을 남겨야 한다. 네 살 때부터 스키를 탔다는 메이는 슬로베니아 대회에서 필요한 포인트를 가까스로 얻어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이 대회는 메이 측의 요청으로 마련되고 허점도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FIS는 "청문위원단은 이 대회 결과로 산정된 포인트, 특히 메이에게 주어진 점수는 선수의 진정한 실력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실제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의 이름이 결과에 기재되고, 레이스 도중 넘어진 선수가 10초 이상 단축된 것으로 보이는 기록과 함께 2위에 오른 사실 등이 조작의 증거로 제시됐다. 이미 지난 7월 관계자들에게 징계를 내린 슬로베니아 스키협회는 이번 징계에 결정적인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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